삼전 최대노조서 한달간 4천명 탈퇴 러시…대표 명분 잃을 수도
SBS Biz 김성훈
입력2026.05.17 09:08
수정2026.05.17 09:08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가전·모바일 등 완제품(DX·디바이스경험) 부문 조합원들의 '탈퇴 러시'로 최대 노조의 대표성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내부 갈등이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분쟁으로까지 비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최대 노조의 '과반 지위'가 깨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오늘(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는 DX부문 소속 조합원들의 탈퇴 신청이 쇄도하며 내부 균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탈퇴를 신청한 인원만 4천명에 육박하는데, 이는 초기업노조 내 DX부문 전체 인원(약 8천500명∼9천명)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이들은 이번 임금 교섭이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만 치중돼 DX부문이 소외되고 있다는 불만을 기폭제로 삼아 탈퇴 행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노조 측으로부터 탈퇴 처리가 늦어지자 사내 게시판 등에서는 "파업 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고의 지연 아니냐"는 불만도 쏟아졌습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연합뉴스에 "한 달 새 탈퇴 신청이 4천건가량 몰려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오늘(14일)도 500여건 이상 처리했다"며 단순한 업무량 급증에 따른 행정 지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DX부문 조합원들의 대규모 이탈이 초기업노조의 '과반 지위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오후 12시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7만1천750명입니다.
초기업노조가 과반 노조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체 임직원의 절반 수준인 6만4천여명 선을 지켜야 합니다.
현재 신청된 4천여명의 탈퇴가 확정될 경우 조합원 수는 6만7천명대로 급감하게 됩니다.
계속해서 탈퇴 행렬이 이어진다면 과반이 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번 파업의 주체가 DS부문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DX부문 조합원 이탈이 당장의 파업 실행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다만 과반 노조 지위가 흔들릴 경우 사측과의 향후 교섭 주도권이나 법적 정당성이 큰 폭으로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지난달 15일 고용노동부로부터 획득한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상실할 수 있는 데다, 내년도 삼성전자 내 복수 노조들과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에서 주도권이 약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DX가 빠진 DS부문 중심의 '반쪽짜리' 노조로 영향력이 축소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노노(勞勞)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번진 점도 내부 균열을 가속하고 있습니다.
앞서 15일 일부 DX부문 조합원들은 현 노조의 대표성을 문제 삼으며 임금협상 체결 및 파업 금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위한 행동에 돌입했습니다.
노조는 오는 18일 사측과 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상황이지만, 파업을 지지하는 조합원들의 결집세는 만만치 않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내 메신저에서 자신의 닉네임을 '총파업' 관련 문구로 설정한 인원은 15일 오후 5시 기준 4만3천명 이상을 넘어섰습니다.
실제 노조 측이 추정한 5만명가량의 파업 참가 조합원이 현장에 집결할 가능성도 큽니다.
파업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삼성전자의 핵심 경쟁력인 인력 유출과 경제적 손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노사 교섭 장기화로 최근 몇 달 사이 200여명의 인력이 SK하이닉스로 이직하는 등 인력 이탈 현상이 심화하는 모습입니다.
경쟁사로 자리를 옮긴 전 삼성전자 직원은 "성과급 협상 결과를 보고 최종 거취를 정하려 했지만, 접점이 보이지 않는 소모전이 계속돼 결국 이직을 확정 지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업계에선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예고된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라인 가동 차질 등에 따른 직간접적 손실 규모가 최대 1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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