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수출 협상 한전 단일화…체코·SMR 한수원 유지
SBS Biz 조슬기
입력2026.05.13 16:31
수정2026.05.14 15:23
정부가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으로 나뉘어 있던 원전 수출 체계를 정비했습니다. 원전 사업을 어느 한쪽이 전담하는 일원화 대신, 대외 협상 창구는 한전으로 단일화하고 시공·운영은 한수원이 맡는 역할 분담 구조로 재편했습니다.
'대외 협상은 한전, 실행은 한수원'이라는 정부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수주전에서 내부 소모전을 차단하겠다는 구상으로, 이를 뒷받침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작업도 연내 추진됩니다.
산업통상부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김정관 장관 주재로 '제1차 원전수출전략협의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원전 수출체제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개편의 핵심은 기존 국가별 담당 분리 방식 폐지입니다. 그동안 한전과 한수원이 수출 대상국을 나눠 관리하던 방식을 없애고 양사가 통합 관리하는 구조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해외 원전사업 개발과 주계약은 양사가 공동으로 수행하되, 대외 협상은 한전이 주도하고 한수원이 서포트하는 형태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원전 건설관리와 운영은 전문성을 보유한 한수원이, 지분 투자는 사업개발·투자·금융 역량이 강한 한전이 각각 맡기로 했습니다.
다만,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체코 대형 원전과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은 한수원이 기존대로 사업 개발부터 건설·운영까지 전 단계를 총괄하도록 했습니다.
또 필리핀의 경우 한수원이 최근 현지 전력공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점을 고려해 예외를 적용하기로 했고, i-SMR도 한국형 SMR의 기술적 특수성을 고려해 한수원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결정됐습니다.
원전 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정부의 역할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산업부는 이를 위해 원전수출전략협의회 산하에 민관합동 '원전수출기획위원회'를 신설해 협상 전략 수립, 경제성 평가, 리스크 관리를 직접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지난 2010년 이후 글로벌 원전 수주 약 20건 가운데 체코를 제외한 전부가 국가 간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전 수출은 단순한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닌 정부 대 정부의 대형 국제 프로젝트라는 게 산업부 측 설명입니다.
정부의 원전 산업 수출 지원의 법적 근거가 될 가칭 '원전수출진흥법'의 입법도 연내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법안에는 시장개척·금융지원·전문인력 양성 등 기업 지원 방안과 함께, 원전수출기획위원회의 법적 근거 및 원전 수출 공공기관의 대규모 차입·계약 체결 등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정부 사전 협의·감독권 신설이 담길 예정입니다.
핵심 쟁점인 원전수출 총괄기관 지정 문제는 당장 결론을 내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산업부는 관련 법안에 총괄기관 법적 근거를 신설하되, 한전 또는 한수원으로의 완전 일원화나 통합 원전수출기관 출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올해 운영 성과를 지켜보며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한전과 한수원 간 불거진 UAE 바라카 분쟁도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했습니다.
김동철 한전 사장과 김회천 한수원 사장은 현재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에서 진행 중인 원전 정산 분쟁을 대한상사중재원으로 이관하는 계약 수정에 이날 합의했습니다.
아울러, 이날 원전수출전략협의회에서는 지난해 6월 계약을 체결한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의 성공적 이행과 베트남 신규 원전 사업의 협력 방안 안건도 함께 논의됐습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은 건설허가 신청을 위한 인·허가 서류 제출 현황을 점검하고 착공 준비 상황을 확인했습니다. 베트남 원전은 지난 4월 이재명 대통령 국빈 방문 때 양국 기업이 합의한 원전개발 협력의 후속 추진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인공지능(AI) 발전과 에너지 안보 환경 변화로 찾아온 글로벌 원전 르네상스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기존 한국 원전산업의 경쟁력에 국내 기관들의 역량 결집, 경제성·리스크 관리 체계를 보강해 나가겠다"며 "현재 당면한 미국·체코·베트남 등 원전 수출 현안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K-원전 원팀 수출체계를 정비하고 입법을 통해 정부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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