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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적 남녀성별 구분 표기, 헌법위배" 日고법

SBS Biz 송태희
입력2026.05.12 15:45
수정2026.05.12 15:49

[일본 도쿄의 재판소 현판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에서 자신의 성별을 남성이나 여성 어느 쪽으로도 규정하지 않는 '논바이너리(non-binary)' 당사자가 호적상 성별 표기를 정정해달라고 낸 가사심판에서 "현행 제도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취지의 현지 고등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12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오사카고등재판소(고법)는 지난 8일 자 결정에서 "성 자아정체성에 따라 법령상 성별 취급을 받는 것은 중요한 법적 이익"이라며 "남녀를 구분하는 현행 호적법 운용은 법 앞의 평등을 정한 헌법 14조의 취지에 저촉되므로 시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호적 체계는 부모와의 관계를 '장남'이나 '장녀' 등 성별을 구분해 기재합니다. 

본적이 교토인 신청인은 출생신고 당시 여성으로 등록됐으며, 호적에는 '장녀'로 기재됐습니다. 



신청인은 성별 표기를 포함하지 않는 '둘째 자녀(第二子)', 또는 '자녀(子)' 등으로 변경해 달라고 교토가정재판소에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즉시 항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결정 이유에서 "현행 호적 제도는 남성과 여성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 성 정체성을 가진 국민의 존재를 전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호적상 성별 표시 방식을 변경할 수단이 없는 현 상황은 'LGBT 이해증진법'의 기본 이념에도 반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법은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실제 정정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호적은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로서 전국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필요하므로, 법원이 임의로 정정하기보다는 국회의 입법을 통한 구체적인 제도 정비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입니다. 

대리인인 나카오카 슌 변호사는 "논바이너리의 존재가 그동안 일본 법률상 무시되어 온 만큼 이번 결정은 법적 승인을 향한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신청인 측은 정정 신청 기각에 불복해 대법원에 해당하는 최고재판소에 특별항고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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