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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사회, 응급의학과 전공의 유죄에 "필수의료 붕괴 가속"

SBS Biz 이정민
입력2026.05.08 15:29
수정2026.05.08 15:45


음주 상태의 뇌경색 환자 진료와 관련해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법원 판결에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습니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오늘(8일) '응급의료 붕괴시키는 과도한 형사판단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사법의학의 폭력 아래 응급의료 현장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으며, 이번 판결은 그 붕괴를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시의사회에 따르면 앞서 2018년 6월 충남 천안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근무하던 전공의 2명은 술에 취해 복통과 구토, 의식장애 등 뇌경색 증상을 보인 환자에 뇌 CT 검사 등 조치를 한 뒤 퇴원시켰습니다. 검찰은 이들이 신경학적 검사를 시행하지 않는 등 진료를 소홀히 해 환자가 뇌경색 악화로 신체 일부가 마비되는 영구적 장애를 입었다고 보고 이들을 업무상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대전지법은 이들에 대해 "환자에게 업무상 과실로 영구적 장애라는 중대한 결과가 초래돼 엄중한 책임을 지울 필요가 있다"며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사회는 "또 한 번의 역대급 판결"이라며 "지금 대한민국 응급의료 현장은 환자를 살리기 위한 최선의 판단보다, 훗날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번 판결은 단순한 개별 사건 판단을 넘어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 전체에 대한 사망선고"라며 "현장을 경험해보지 못한 채 결과만으로 의료행위를 재단하고 형사처벌을 남발한다면, 결국 남는 것은 방어진료와 필수의료 붕괴뿐"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고의로 검사를 누락해 환자를 악화시킨 것도 아니고, 일반적인 음주 환자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부적절한 처치를 한 것도 아니다"라며 "현장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의사회는 정부와 국회가 추진 중인 의료사고특례법(필수의료 형사처벌특례) 논의를 언급하면서 "특례법이 현장 의료진에게 실질적 보호장치가 되지 못할 경우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보여주는 선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보여주기식 제도 논의를 중단하고, 필수의료 및 응급의료 종사자들이 최소한의 사법 안전망 속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제도적 보호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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