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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7000' 축제는 즐기되, 비상구는 알고 있자 [시장 엿보기]

SBS Biz 신현상
입력2026.05.06 09:07
수정2026.05.06 09:09

[코스피가 7천을 돌파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축하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거침없이 7000선도 돌파했다. 


지난달 15일 6000선을 넘어선 지 20일만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 1000조원을 넘어섰고, 국내 증시 시총 역시 1년만에 3배 가까이 커졌다.
숫자만 보면 완연한 축제다. 
하지만 화려한 전광판 뒤편에서 이상한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도, 하락을 대비하는 '공포지수'와 '공매도'가 동시에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왜 공포지수가 오르는걸까? 
한국형 공포지수인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다.
통상 코스피가 급락할 때 치솟는 속성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코스피가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승장 한가운데서 VKOSPI도 함께 오르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55.87로,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 직전인 4월8일(57.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현상은 '고점 불안'이다. 투자심리의 균열이 시작되는 것이다. 
한 달 만에 30% 넘게 급등한 지수 앞에서 투자자들이 느끼는 감각은 기쁨과 두려움이 혼재돼 있다.
'더 오를 것 같다'는 기대와 '이제 떨어지는 것 아닌가'라는 불안이 공존하면서, 헤지(위험 회피) 수요가 옵션 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풋옵션 수요가 늘면 VKOSPI는 자연히 상승한다.

공매도 잔고의 신호는 더 직접적이다. 
지난달 27일 기준 코스피시장 공매도 순보유 잔고액은 20조5083억 원으로, 사상 처음 20조 원 선을 넘어섰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고 나중에 싸게 되사서 갚는 기법이다.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번 상승의 동력은 분명하다.
미국 빅테크(알파벳·아마존·애플)의 실적 호조가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를 키웠고, 그 수혜가 메모리 반도체로 직결됐다.
한국의 4월 1~20일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80% 이상 급증했다.
이란과의 휴전 협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도 외국인 수급을 끌어들였다. 지난 4일 하루에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조194억 원, 1조 9,360억 원을 순매수한 것이 그 방증이다. 
그러나 그날 개인 투자자는 4조 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늘 그렇듯이 투자 주체들은 시장을 전혀 다르게 읽고, 다르게 움직인다.

그래서 공포지수와 공매도가 오른다고 팔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이 지표들은 '시장이 조정받을 것'이라는 확정 신호가 아니라, '기관과 외국인이 리스크를 인식하고 있다'는 참고 신호다. 지수는 경고 속에서도 얼마든지 더 오를 수 있다.
특히 단기 급등 후에는 변동성이 커진다.
한 달 새 30% 오른 지수는 언제든 단기 조정을 맞이할 수 있다.
7000선마저 가뿐히 넘어선 지금, 언제든지 차익실현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도 귀담을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중 하나가 빚투(신용매수)는 지금 가장 위험하다는 것이다. 
증시 활황에 신용융자 잔고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지수가 조정받을 때 레버리지 투자자의 손실은 배가 된다.
축제의 끝은 항상 빚을 낸 사람이 가장 먼저 맞이한다.
지금은 분명 상승장이 맞다. 하지만 시장을 좀 아는 투자자들은 이미 출구를 점검하고 있을 것이다. 
축제는 즐기되, 비상구의 위치는 알고 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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