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반도체만 챙기는 노조 탈퇴하겠다" 삼성전자, 노노갈등 격화

SBS Biz 엄하은
입력2026.05.03 15:12
수정2026.05.03 15:16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성과급 요구안을 둘러싸고 조합 내부 갈등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부문 중심의 요구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비(非)반도체 부문 조합원들의 탈퇴 움직임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최근 탈퇴 신청 글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하루 100건 미만이던 탈퇴 신청이 지난달 28일 500건을 넘었고, 29일에는 1천 건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내 게시판과 직장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탈퇴 인증’ 사례도 확산하는 분위기입니다.

탈퇴를 선택한 조합원들은 노조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조합원의 이해관계만을 우선시하고, 다른 부문의 요구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 내 유일한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전체 조합원의 약 80%를 차지하는 DS 부문을 중심으로 파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DS 부문에 대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상한 없이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 대해서는 별도의 요구안을 내놓지 않은 상태입니다.

DX 부문은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연간 기준으로도 적자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노조 요구가 수용될 경우 DS 부문과 DX 부문 간 보상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노조 요구대로라면 DS 부문 임직원이 1인당 최대 6억 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반면, DX 부문은 성과급은 물론 구조조정 부담까지 떠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삼성전자가 성과급 상한 폐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배경 역시 이러한 조직 내 위화감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또한 노조는 DS 부문 내에서도 적자를 기록 중인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에 대해 동일한 대우를 요구하고 있어, DX 부문의 반발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DX 부문 내부에서는 노조가 과반 지위를 유지하고 파업을 강행하기 위해 소수인 DX 부문을 배제한 채 DS 중심의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노조가 파업 기간 15일 이상 활동하는 스태프에게 최대 300만 원의 활동비를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갈등은 더욱 증폭되는 양상입니다. 앞서 노조는 쟁의권 관련 기금 마련을 이유로 쟁의 기간 조합비를 기존 1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인상하기로 한 바 있어,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조합비 사용처를 둘러싼 불만도 다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부 조합원들은 “DX 부문은 제대로 대변하지 않으면서 지도부 소송비를 넘어 스태프 지원까지 조합비로 충당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노노 갈등’이 심화되면서 노조의 대표성과 파업 명분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전체 조합원 약 7만4천 명 가운데 DX 부문 비중이 약 20%에 불과한 만큼, 노조가 계획대로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엄하은다른기사
"반도체만 챙기는 노조 탈퇴하겠다" 삼성전자, 노노갈등 격화
SK하닉이 쏘아올린 성과급 축포…삼성·현대기아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