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후계' 버크셔 CEO "행동할 기회 줄 혼란 찾아올 것"
SBS Biz 이정민
입력2026.05.03 10:28
수정2026.05.03 10:35
[주총 행사 참석자들 맞이하는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 CEO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투자의 구루(스승)' 워런 버핏의 뒤를 이어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끌게 된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 최고경영자(CEO)가 잠재적 투자 대상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고, 시장에 혼란이 찾아올 때 비축해둔 막대한 현금을 사용해 주식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미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에이블은 현지시각 2일 CEO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연례 주주총회 투자자 행사에서 "내일 어떤 일어날지, 그 시점이 3년 후인지, 2년 후인지 알 수 없다"면서도 "시장에는 우리가 행동에 나설 기회를 열어줄 혼란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적절한 가격이 형성될 경우 지분 일부 또는 전체를 매수할 관심이 있는 기업들의 후보 목록도 갖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버크셔가 이날 공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는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말 기준 총 3천970억 달러(약 590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에이블은 인공지능(AI) 도입과 관련해 철도 자회사 벌링턴 노던 산타페(BNSF) 등 일부 사업 부문이 AI를 도입하고 있다면서도 "AI를 위한 AI는 하지 않겠다"라며 "현시점에서 우리는 AI를 사업에서 논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여러 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거느린 버크셔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자회사 사업을 분할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절대 없다"면서 "우리는 복합기업이지만 효율적인 기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에이블은 버핏의 뒤를 이어 올해 초 버크셔 CEO로 취임했습니다. CEO에서 물러난 버핏은 이사회 의장직을 그대로 유지한 채 최근까지 투자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번 연례 주주총회는 에이블이 CEO로 취임한 후 처음 맞는 행사입니다.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엔 그동안 버핏의 투자 철학과 현안에 대한 생각을 듣고자 매년 4만 명에 달하는 주주들이 세계 각지에서 몰려왔습니다.
에이블은 이날 연설에서 버크셔의 가치관과 기업문화를 언급하며 버핏의 투자 철학을 이어갈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다만 버핏이 연설자로 나서지 않으면서 참석자들의 열기가 이전보다 줄었고, 투자자들과의 대화 행사도 이전보다 짧게 끝났다고 미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올해 행사에서 버핏은 관중석 첫 줄 임원진 자리에 앉아 에이블의 발언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버핏은 이날 주주총회장에 참석한 애플의 팀 쿡 CEO를 칭찬하면서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그의 업적을 계승해야 한다면 어떻겠느냐"라고 말해 자신의 뒤를 이은 에이블이 처한 상황을 과거 쿡이 처했던 상황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버핏은 이날 CNBC 방송과의 개별 인터뷰에서 최근 금융시장의 투기 열풍에 대해 쓴소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시장을 카지노 옆 교회에 비유하며 "사람들은 교회와 카지노에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데, 카지노보다 교회에 있는 사람들이 더 많긴 하지만 카지노가 매우 매력적으로 변해버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만기 하루짜리 옵션을 사고파는 것은 투자도, 투기도 아니다. 그것은 도박"이라며 "지금처럼 사람들이 도박 심리에 빠져 있는 때는 없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버핏은 "버크셔의 자금을 집행하는 측면에서, 지금은 우리에게 이상적인 환경이 아니다"라면서 최근 증시 상황이 신규 투자를 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라고도 언급했습니다.
투자하기 좋은 시기에 관한 질문에 그는 시장이 패닉에 빠진 상황을 빗대며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을 때"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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