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뛰자 건보료도 연쇄 폭탄?…확 낮추는 방법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은퇴 이후 노후 생활비를 준비할 때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비용이 있습니다. 바로 건강보험료입니다.
직장에 재직 중일 때는 보험료의 절반을 회사가 부담하고 급여에서 자동으로 공제되기 때문에 체감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은퇴 후에는 직장가입자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서 상황이 달라집니다. 소득뿐 아니라 보유한 재산에도 보험료가 부과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차이가 더욱 뚜렷합니다. 서울 성동구에 시세 15억 원, 공시가격 10억 원 수준의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58세 김현식 씨를 가정해보겠습니다. 김 씨는 퇴직 전 월 400만 원의 급여를 받던 직장인이었습니다. 당시 건강보험료는 총 28만7600원이었지만 회사가 절반을 부담해 본인이 실제로 낸 금액은 월 14만3800원이었습니다.
하지만 퇴직 이후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자 보험료는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별도의 소득이 없고 주택 한 채만 보유하고 있음에도 부담은 커졌습니다.
해당 아파트의 재산세 과세표준은 공시가격의 약 60% 수준인 6억 원가량입니다. 여기에서 기본공제 1억 원을 제외하면 약 5억 원이 보험료 산정 대상이 됩니다. 건강보험공단은 이를 월 200만 원대의 소득으로 환산하고, 여기에 보험료율 7.19%를 적용해 월 약 18만~23만 원의 보험료를 부과합니다.
결과적으로 소득은 없지만 보험료는 오히려 월 5만~7만 원 늘어난 셈입니다. 재직 시절보다 약 39% 증가한 수준으로, 연간 기준으로는 60만~80만 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합니다.
이처럼 지역가입자에게 주택은 단순한 자산을 넘어 매달 건강보험료를 산정하는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재산과 소득 관리가 중요합니다.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는 주택·건물·토지 등 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정되며, 무주택자의 경우 전세보증금이나 월세가 기준이 됩니다. 다만 지난해 2월 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으로 자동차는 보험료 산정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또한 공시가격이나 전·월세 기준금액이 6억 원 이하일 경우 ‘주택금융부채 공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주택 구입이나 임차를 위해 받은 대출금 일부를 재산에서 공제받아 보험료 부담을 낮출 수 있습니다.
금융소득 관리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예금 이자나 주식 배당 등 금융소득이 연간 1000만 원 이하일 경우 건강보험료 산정에 반영되지 않지만, 이를 단 1만 원이라도 초과하면 전체 금액이 부과 대상이 됩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연금저축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 등을 활용한 자산 관리를 권고합니다. 해당 상품에 납입한 금액은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은퇴 이후 보험료 부담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직장가입자인 자녀 등의 피부양자로 등록되는 방안이 꼽힙니다. 별도의 보험료를 내지 않으면서 건강보험 혜택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연간 소득 2000만 원 이하, 재산세 과세표준 9억 원 이하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건강보험 임의계속가입 제도’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퇴직 후 최대 3년 동안 직장 재직 시 수준의 보험료를 유지할 수 있어 초기 부담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은퇴 이후 건강보험료 부담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는 만큼, 노후 설계 단계에서부터 소득과 자산 구조를 면밀히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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