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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지원금 때와 딴판…고유가 지원금 풀려도 카드사 '조용', 왜

SBS Biz 이민후
입력2026.04.30 17:13
수정2026.05.01 08:00

[24일 서울 숭인2동주민센터에 마련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창구에 관련 부착물과 사용 카드가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이 본격화됐지만 주요 창구인 카드사 마케팅은 이전과 달리 위축된 모습입니다. 이와 달리 지원금 신청은 카드로 집중되며 마케팅 부재 속 카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늘(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 사흘째인 지난달 29일 밤 12시 기준 신청자는 152만6천51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대상자 322만7천785명의 47.3% 수준입니다. 지급된 금액은 총 8천697억원입니다.

지급 수단별로는 신용·체크카드가 59만5천973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선불카드 57만6천17명, 지역사랑상품권 모바일·카드형 29만6천735명, 지류형 5만7천800명 순입니다. 지역별로는 전남의 신청률이 64.3%로 가장 높았습니다.

카드 이용 비중이 가장 높지만 카드사들은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제도와 수익 구조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지난 2020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카드사들은 대규모 이벤트를 준비하며 고객 유치전에 나섰습니다. 일부 카드사는 지원금 신청 고객을 대상으로 캐시백이나 상품권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면서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재난지원금이 공적 자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과도한 마케팅 자제를 요청했고, 실제 일부 카드사는 발표한 이벤트를 반나절 만에 철회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이후 정책성 지원금 사업에서 카드사의 마케팅 자율성이 사실상 제한되는 기준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카드업계에서 나옵니다.

여기에 이번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이벤트를 진행할 여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사용처가 전통시장과 동네마트, 식당, 약국 등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으로 제한되면서 카드 수수료율이 0.40~1.45% 수준에 머뭅니다. 

반면 지원금 선지급을 위한 자금 조달 비용을 비롯해 전산 시스템 구축, 상담 인력 운영, 이용자 알림 서비스 제공 등에 드는 비용을 카드사가 자체 부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수수료는 낮고 비용 부담은 큰 상황에서 추가 마케팅까지 진행하기는 쉽지 않다"며 "정책 수행 역할에 가깝기 때문에 최소 비용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실적도 둔화 흐름입니다. 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카드 등 6개 전업 카드사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5천453억원으로 1년 전보다 83억원 감소했습니다.

그런데도 카드 신청이 가장 많은 것은 인프라 효과가 크다는 분석입니다. 카드 보급률이 높고 사용이 익숙한 데다 대부분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해 이용자 입장에서 별도 선택 고민이 필요 없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이번 지원금은 혜택 경쟁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구조가 아니라, 기존 결제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는 사업"이라며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카드로 수요가 유입되는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 취약계층이며 신청 기간은 오는 5월 8일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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