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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사우디에 도전?…오랜 갈등, 미중과도 다른 행보

SBS Biz 송태희
입력2026.04.29 13:47
수정2026.04.29 15:41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오른쪽)이 2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아라비아 반도 6개국으로 구성) 긴급 회의에서 셰이크 압둘라 빈 자이드 알나하얀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맞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를 전격 선언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식 중동질서에 지각변동이 예고됐습니다.



양국의 해묵은 갈등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됩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국·러시아와 관계를 넓히고 있지만 UAE는 아브라함 협정을 통해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등 다른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UAE의 현지시간 28일 OPEC 탈퇴 결정은 국제유가를 사실상 지배하며 중동 질서를 주도해온 사우디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읽히는 면이 있습니다.

특히 UAE는 이날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아라비아 반도 6개국으로 구성) 긴급회의에서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이 탈퇴 방침을 전격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랍권의 맹주로서 중동에 큰 영향을 행사하며 이날 회의를 주재한 사우디 입장에서는 자기 앞마당에서 허를 찔린 셈입니다.

OPEC이 원유 감산을 결정하더라도 UAE가 생산을 늘리면 그만큼 가격 조정 효과는 반감되고, UAE의 시장 영향력은 확대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UAE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는 전쟁 이전 하루 340만 배럴 규모였던 원유 생산량을 2027년까지 하루 500만 배럴로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UAE 소재 싱크탱크인 에미리트정책센터의 에브테삼 알케트비 소장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UAE가 석유시장의 독립적 입지를 넓히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UAE는 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조정 생산자'(balancing producer)로서 스스로 역할을 재정의하고 있다"며 "이는 OPEC의 결속력을 점진적으로 약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공급에 직접 영향을 행사하는 핵심 주체로 UAE의 지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나아가 UAE의 독자 행보는 걸프 지역 동맹에서 벗어나 미국에 밀착하려는 시도라는 관측도 많습니다.

정치적 측면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미국의 강력한 보호막을 확보해 실익을 챙기겠다는 구상입니다.

UAE와 사우디는 내전 중인 예멘과 수단에서 각각 다른 세력을 지지하고 있으며, 급기야 작년 12월에는 사우디가 예멘에서 UAE산 무기 운송 차량을 폭격하고 UAE를 '국가안보 위협' 세력이라 비난하는 사건까지 발생했습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양국의 이 같은 갈등에는 해묵은 지역감정과 자존심 문제도 얽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GCC 국가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사우디아라비아는 스스로 걸프 지역의 '맏형'으로 여기는데 UAE가 불만이라는 것입니다.

사우디 왕실을 대변하는 한 논평가는 작년에 UAE를 '반항적인 어린 동생'이라고 지칭해 UAE의 거센 반발을 부른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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