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좀균 99% 박멸?…SNS 광고 논란에도 단속 한계 [취재여담]
SBS Biz 우형준
입력2026.04.23 14:17
수정2026.04.24 17:40
날씨가 더워지면서 발톱 무좀 환자가 늘어나는 시기, SNS에는 이를 노린 발톱 무좀 관련 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일본 제품처럼 보이게 만든 패키지와 일본어 문구까지 등장합니다.
광고 문구 역시 자극적입니다. "바스라지던 발톱 끝도 이렇게 튼튼해졌어요", "무좀균 99% 박멸" 같은 표현이 등장합니다. 일부 광고에서는 실제 사용자 후기 형식을 빌려 "6개월 만에 완치됐다"는 경험담까지 소개되고 있습니다.
발톱 무좀으로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솔깃할 수밖에 없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들 제품 상당수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치료제'와는 거리가 있는 제품입니다.
의약품 아닌 '의약외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관련 제품들을 문의해 확인한 결과, 상당수 제품은 의약품이 아닌 의약외품이나 청결제, 혹은 화장품으로 분류된 제품이었습니다.
즉 질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제품들이 보조적인 관리 효과를 줄 수는 있을지 몰라도 의학적으로 검증된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김보연 대한약사회 약바로쓰기운동본부 본부장은 "SNS에 무수히 광고하고 있는 발톱 무좀 치료제라고 하는 것들은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며 "발톱무좀의 경우 반드시 의사와 약사에게 진료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무좀은 초기 치료가 중요한 질환인 만큼 광고만 믿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이 같은 문제는 이미 전문가 단체에서도 지적된 바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12월 대한약사회 약바로쓰기운동본부는 한 의약외품 제품의 발톱 무좀 관련 광고가 과장·과대 광고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며 국민신문고에 시정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교묘하게 법망 피하는 광고
현행 약사법 제68조는 의약외품을 의약품이나 의료기기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역시 의약품 광고의 범위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SNS에서 유통되는 발톱 관리 제품 광고 일부를 대한약사회 약바로쓰기운동본부에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분석 결과 일부 광고에서는 질환 상태를 그림으로 표현하거나 곰팡이균을 단기간에 제거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표현이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원료 성분이 피부 수렴이나 상처 보호 같은 보조적 외용 기능을 할 수는 있지만, 무좀균을 짧은 기간 안에 제거한다는 치료 효과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런 표현은 소비자가 의약품 치료제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어 약사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반면 일부 제품은 발톱 건강 관리나 성분 기능 정도만 설명하는 방식으로 광고해 법적 문제를 교묘하게 피해 가는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치료'라는 표현은 직접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후기 영상이나 자극적인 문구를 통해 소비자가 의약품처럼 인식하도록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 때문에 단속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법적 근거가 약하기 때문에 행정명령 등으로 하는 것 자체는 대단히 약한 것"이라며 "법의 교묘한 허점을 뚫고 들어오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고, 이런 맹점들을 정부가 입법을 통해 보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2월 무좀 치료제로 오인할 수 있는 온라인 광고 17건을 적발해 차단 조치를 요청했지만, 유사한 광고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숏폼·바이럴 광고 확산..."의약품 확인 필수"
취재 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광고의 방식이었습니다.
SNS에서는 제품 광고와 개인 후기, 체험 영상이 뒤섞여 있습니다. 소비자가 광고인지 실제 후기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일본 제품처럼 보이게 디자인하거나 SNS 광고에 일본어를 사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확인해 보니 제조국은 한국이었습니다.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주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이 사안과 관련해 황호준 변호사는 이런 제품들의 특성상 소비자 피해가 겉으로 드러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합니다.
황 변호사는 "이런 무좀 제품들은 보통 2만 원 안팎 가격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효과가 없으면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몸에 이상 반응이 없는 이상 문제 제기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대다수"라고 말했습니다.
또 "광고 화면에 '의약품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작게 표시하거나 짧은 기간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한 뒤 판매를 중단하는 방식이어서 광고 근거를 확보하거나 책임을 묻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의약품은 원칙적으로 온라인에서 판매될 수 없습니다. 의사의 처방을 받거나 약국을 통해 구매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의약품처럼 보이게 만든 광고가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결국 광고 문구만 믿기보다 제품이 의약품인지 의약외품인지 한 번 더 확인하는 소비자의 주의도 필요해 보입니다.
SNS라는 공간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의료 광고가 소비자의 건강과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식약처의 보다 적극적인 관리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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