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집 한 채'급 보너스, 꿈인가 독인가
SBS Biz 엄하은
입력2026.04.16 15:50
수정2026.04.18 10:24
[앵커]
반도체 업계의 성과급 갈등은 노사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모습입니다.
그간 본 적 없는 실적 규모에 성과급이 웬만한 서울 아파트 한 채 가격까지 오르면서, 이번 갈등의 해결 방향이 사회 전반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엄하은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숫자부터 짚어보죠.
성과급이 '집 한 채' 수준이라는 게 실제로 가능합니까?
[기자]
금액만 놓고 보면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실적이 급등하면서 성과급 재원 자체가 커졌기 때문인데요.
우선,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10%를 초과이익분배금으로 활용하고 있고, 성과급 상한도 없습니다.
시장에선 내년 영업이익이 447조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는데요.
이 기준으로 보면 약 44조 7천억 원, 그러니까 1인당 성과급으로 약 12억 9천만 원이 넘는데 서울 아파트 한 채 평균값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앵커]
이에 질세라 삼성전자 노조도 역대급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삼성전자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연봉의 50%로 제한된 성과급 상한 폐지도 주장하고 있는데요.
증권사 추정치 기준으로 연간 영업이익을 270조 원으로 가정하면, 40조 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이렇게 되면 메모리 사업부 직원 1인당 약 6억 원 넘게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단 계산도 나옵니다.
[앵커]
그 요구가 사측의 반대에 부딪히며 줄다리기가 길어지고 있는 건데, 양측의 입장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선, 직원들 입장은 뭡니까?
[기자]
노조 쪽 논리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벌어온 만큼 보상해 달라는 것, 특히 업황이 좋을 때 제대로 보상하지 않으면 경쟁사나 해외로 인재가 빠져나간다는 겁니다.
[최승호 /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 : 4개월 동안 이직으로 탈퇴하신 조합원분들이 한 200명 정도 계십니다. 그분들 대다수가 SK하이닉스로 이직을 했습니다. 결국 보상 때문에 이직을 했는데, 저희는 아무래도 (성과급) 상한이 연봉의 50%로 막혀있다 보니까 회사가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직원의 성과는 제한돼 있습니다.]
실제로 경쟁사 마이크론은 200개 이상의 채용 공고를 열어둔 상태인데요.
빅테크들이 높은 연봉을 앞세워 우리 인재들을 노리고 있어, 보상 체계 개편 없이는 인력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게 노조의 논리입니다.
[앵커]
사측과 기업계의 반박 논리는 뭔가요?
[기자]
업계는 반도체가 대표적인 투자 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삼성 노조가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수준인 40조-45조 원 이면 글로벌 반도체 핵심 기업 인수도 가능한 '빅딜' 자금이란 건데요.
실제로 지난 2020년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을 인수했을 때 약 10조 3천억 원을 썼고요.
같은 해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시도했을 때도 약 48조 원 정도가 거론됐습니다.
[이민희 / BNK투자증권 연구원 : (삼성전자는) 배당 1년에 10조 원 정도 하는 회산데 직원 성과급으로 45조 원 주는 것은 (큰 규모죠.) 미국의 빅테크 회사가 아니라면 사실 웬만한 서플라이 체인(공급망) 시가총액이 보통 100조 원 넘으면 되게 큰 회사잖아요. M&A(인수합병) 하는 회사 지분 20~30% 인수한다고 생각해 보면 시가총액 100조~200조 원 되는 회사들을 살 수 있는 건데…]
[앵커]
한 마디로 너무 액수가 크다는 건데요.
그것만으론 특히 삼성전자의 갈등을 잠재우긴 어려운 게 당장 상한선 없이 보상을 쏟아내는 경쟁사 하이닉스가 있잖습니까.
[기자]
그게 이번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는 핵심입니다.
삼성전자는 하이닉스와는 사업의 판 자체가 다르다고 항변합니다.
양사 간 다른 사업 구조와 R&D 규모를 고려해야 한다는 간데요.
하이닉스는 메모리 단일 사업에 집중하면 되지만, 삼성은 파운드리와 가전까지 책임져야 하는 종합 기업이라 투자 단위가 다르다는 논리입니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철저한 사이클 산업이라는 특수성을 말하는데요.
[김양팽 /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 반도체 같은 경우에는 지금 잘 되는 걸 더 잘 되게 하기 위해서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거고요. 2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다 적자였어요. 적자일 때도 투자는 계속했잖아요. 결국은 지금 같은 호황기 때 벌어놓은 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거였거든요.]
[앵커]
미래도 보상도 당연히 아예 없어선 안 될 테고 얼마나 분배하느냐의 문제가 될 텐데 그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지난달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나서 노사 간 협상이 재개됐지만, 27일 교섭이 중단된 이후 노조 측은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냈습니다.
노조는 사측이 성실하게 교섭 의무를 다하고 있지 않다며, 사측 교섭위원 교체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지노위 판단이 나오기까지 최대 3개월이 걸릴 전망입니다.
노조 관계자는 오는 23일 예정된 결의대회 전까지 사측과의 추가 협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고요.
결의대회 이후 5월 총파업 시작 전까지, 새로운 협상 테이블이 열릴지가 관건입니다.
[앵커]
그런데 분배를 하자고 하면 투자와 보상 말고 또 목소리를 낼 만한 사람들이 있죠.
주주 쪽으로도 문제가 번지는 모습이에요?
[기자]
그렇습니다.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규모는 지난해 배당금의 약 4배 수준입니다.
주주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이 돈이 결국 배당이나 투자 재원과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 주주들도 과도한 성과급이 주주의 몫을 빼앗아갈 수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정의정 /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 : 토론방 보면 '회사의 주인인 주주는 봉이냐' 등의 볼멘소리가 나오는 중입니다. 주주 몫이 직원에게 넘어가는 형태에 대한 불만이 있는 상태입니다. 업황과 실적은 고정이 아니므로 지나친 성과급 지급은 황금알 낳는 거위 배를 가르는 행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엔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노조 요구가 과도하다는 취지의 1인 시위까지 나왔는데요.
즉, 호황의 과실을 누구에게 얼마나 나눌 것이냐는 사회적 논쟁으로 번지는 모습입니다.
[앵커]
전문가들은 뭐라고 조언하나요?
[기자]
우선 학계에서는 정당한 보상은 필요하지만 그 규모가 기업의 영속성을 지탱할 최소한의 투자 여력마저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조동근 /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 (노조가) 현재를 탕진하기 위해서 미래를 착취하는 거죠. 성과를 올렸으면 미래를 위해서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도 갖고 현재 보상도 받아야 되는데 그중에 주주에 대한 배당도 있는 거고, 시설 투자에 대한 계획도 있는 거고요.]
이번 갈등이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니라 오랜 기간 누적된 보상 불만이 한꺼번에 터진 결과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황용식 /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성과급이 불합리하다는 그런 인식이 오랫동안 팽배했던 것이 아닌가 이번 계기로 전체적인 성과급 제도에 대해서 제도화하고 이러한 분쟁이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게끔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게 중요합니다.]
현금 보상에 매몰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도 나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보편화된 양도제한조건부주식, RSU가 거론되는데요.
장기근속과 기업 가치 상승을 함께 반영할 수 있는 주식형 보상제도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반도체 업계의 성과급 갈등은 노사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모습입니다.
그간 본 적 없는 실적 규모에 성과급이 웬만한 서울 아파트 한 채 가격까지 오르면서, 이번 갈등의 해결 방향이 사회 전반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엄하은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숫자부터 짚어보죠.
성과급이 '집 한 채' 수준이라는 게 실제로 가능합니까?
[기자]
금액만 놓고 보면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실적이 급등하면서 성과급 재원 자체가 커졌기 때문인데요.
우선,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10%를 초과이익분배금으로 활용하고 있고, 성과급 상한도 없습니다.
시장에선 내년 영업이익이 447조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는데요.
이 기준으로 보면 약 44조 7천억 원, 그러니까 1인당 성과급으로 약 12억 9천만 원이 넘는데 서울 아파트 한 채 평균값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앵커]
이에 질세라 삼성전자 노조도 역대급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삼성전자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연봉의 50%로 제한된 성과급 상한 폐지도 주장하고 있는데요.
증권사 추정치 기준으로 연간 영업이익을 270조 원으로 가정하면, 40조 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이렇게 되면 메모리 사업부 직원 1인당 약 6억 원 넘게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단 계산도 나옵니다.
[앵커]
그 요구가 사측의 반대에 부딪히며 줄다리기가 길어지고 있는 건데, 양측의 입장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선, 직원들 입장은 뭡니까?
[기자]
노조 쪽 논리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벌어온 만큼 보상해 달라는 것, 특히 업황이 좋을 때 제대로 보상하지 않으면 경쟁사나 해외로 인재가 빠져나간다는 겁니다.
[최승호 /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 : 4개월 동안 이직으로 탈퇴하신 조합원분들이 한 200명 정도 계십니다. 그분들 대다수가 SK하이닉스로 이직을 했습니다. 결국 보상 때문에 이직을 했는데, 저희는 아무래도 (성과급) 상한이 연봉의 50%로 막혀있다 보니까 회사가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직원의 성과는 제한돼 있습니다.]
실제로 경쟁사 마이크론은 200개 이상의 채용 공고를 열어둔 상태인데요.
빅테크들이 높은 연봉을 앞세워 우리 인재들을 노리고 있어, 보상 체계 개편 없이는 인력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게 노조의 논리입니다.
[앵커]
사측과 기업계의 반박 논리는 뭔가요?
[기자]
업계는 반도체가 대표적인 투자 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삼성 노조가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수준인 40조-45조 원 이면 글로벌 반도체 핵심 기업 인수도 가능한 '빅딜' 자금이란 건데요.
실제로 지난 2020년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을 인수했을 때 약 10조 3천억 원을 썼고요.
같은 해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시도했을 때도 약 48조 원 정도가 거론됐습니다.
[이민희 / BNK투자증권 연구원 : (삼성전자는) 배당 1년에 10조 원 정도 하는 회산데 직원 성과급으로 45조 원 주는 것은 (큰 규모죠.) 미국의 빅테크 회사가 아니라면 사실 웬만한 서플라이 체인(공급망) 시가총액이 보통 100조 원 넘으면 되게 큰 회사잖아요. M&A(인수합병) 하는 회사 지분 20~30% 인수한다고 생각해 보면 시가총액 100조~200조 원 되는 회사들을 살 수 있는 건데…]
[앵커]
한 마디로 너무 액수가 크다는 건데요.
그것만으론 특히 삼성전자의 갈등을 잠재우긴 어려운 게 당장 상한선 없이 보상을 쏟아내는 경쟁사 하이닉스가 있잖습니까.
[기자]
그게 이번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는 핵심입니다.
삼성전자는 하이닉스와는 사업의 판 자체가 다르다고 항변합니다.
양사 간 다른 사업 구조와 R&D 규모를 고려해야 한다는 간데요.
하이닉스는 메모리 단일 사업에 집중하면 되지만, 삼성은 파운드리와 가전까지 책임져야 하는 종합 기업이라 투자 단위가 다르다는 논리입니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철저한 사이클 산업이라는 특수성을 말하는데요.
[김양팽 /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 반도체 같은 경우에는 지금 잘 되는 걸 더 잘 되게 하기 위해서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거고요. 2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다 적자였어요. 적자일 때도 투자는 계속했잖아요. 결국은 지금 같은 호황기 때 벌어놓은 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거였거든요.]
[앵커]
미래도 보상도 당연히 아예 없어선 안 될 테고 얼마나 분배하느냐의 문제가 될 텐데 그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지난달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나서 노사 간 협상이 재개됐지만, 27일 교섭이 중단된 이후 노조 측은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냈습니다.
노조는 사측이 성실하게 교섭 의무를 다하고 있지 않다며, 사측 교섭위원 교체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지노위 판단이 나오기까지 최대 3개월이 걸릴 전망입니다.
노조 관계자는 오는 23일 예정된 결의대회 전까지 사측과의 추가 협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고요.
결의대회 이후 5월 총파업 시작 전까지, 새로운 협상 테이블이 열릴지가 관건입니다.
[앵커]
그런데 분배를 하자고 하면 투자와 보상 말고 또 목소리를 낼 만한 사람들이 있죠.
주주 쪽으로도 문제가 번지는 모습이에요?
[기자]
그렇습니다.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규모는 지난해 배당금의 약 4배 수준입니다.
주주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이 돈이 결국 배당이나 투자 재원과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 주주들도 과도한 성과급이 주주의 몫을 빼앗아갈 수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정의정 /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 : 토론방 보면 '회사의 주인인 주주는 봉이냐' 등의 볼멘소리가 나오는 중입니다. 주주 몫이 직원에게 넘어가는 형태에 대한 불만이 있는 상태입니다. 업황과 실적은 고정이 아니므로 지나친 성과급 지급은 황금알 낳는 거위 배를 가르는 행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엔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노조 요구가 과도하다는 취지의 1인 시위까지 나왔는데요.
즉, 호황의 과실을 누구에게 얼마나 나눌 것이냐는 사회적 논쟁으로 번지는 모습입니다.
[앵커]
전문가들은 뭐라고 조언하나요?
[기자]
우선 학계에서는 정당한 보상은 필요하지만 그 규모가 기업의 영속성을 지탱할 최소한의 투자 여력마저 위태롭게 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조동근 /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 (노조가) 현재를 탕진하기 위해서 미래를 착취하는 거죠. 성과를 올렸으면 미래를 위해서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도 갖고 현재 보상도 받아야 되는데 그중에 주주에 대한 배당도 있는 거고, 시설 투자에 대한 계획도 있는 거고요.]
이번 갈등이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니라 오랜 기간 누적된 보상 불만이 한꺼번에 터진 결과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황용식 /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성과급이 불합리하다는 그런 인식이 오랫동안 팽배했던 것이 아닌가 이번 계기로 전체적인 성과급 제도에 대해서 제도화하고 이러한 분쟁이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게끔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게 중요합니다.]
현금 보상에 매몰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도 나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보편화된 양도제한조건부주식, RSU가 거론되는데요.
장기근속과 기업 가치 상승을 함께 반영할 수 있는 주식형 보상제도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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