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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에 전기차 판도 '흔들'…한은 "중국차 지배력 더 커진다"

SBS Biz 이민후
입력2026.04.10 13:10
수정2026.04.10 13:37


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다시 흔들리는 가운데, 세계 자동차 수출국 2위인 중국의 자동차 산업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과거 오일쇼크가 일본 자동차 산업의 도약 계기가 됐던 것처럼, 이번 사태가 전기차 중심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중국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한국은행은 오늘(10일) 'BOX : 최근 중국 자동차산업 성장의 핵심동인 점검'이란 보고서를 내고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전기차 수요가 확대되고, 가격 경쟁력과 생산능력을 이미 확보한 중국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중국 자동차 산업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수출국으로 올라섰으며, 승용차 수출액은 1천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자동차 수출은 중국 전체 수출 증가에도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수출 구조도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 신흥국 중심이던 수출은 현재 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러시아, 아프리카, 중남미까지 전방위로 확대됐습니다. 수출 대상국 집중도를 나타내는 지표(HHI)가 낮아지며 시장 다변화가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차종 전략 역시 유연합니다. 전기차(EV)뿐 아니라 내연기관차(IC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동시에 운용하며 각국 상황에 맞춰 공급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유럽이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PHEV 수출을 확대했고,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내연기관차 판매를 늘리는 방식입니다.



이 같은 경쟁력의 배경에는 정부 주도의 산업 전략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 ‘자동차산업 중장기 발전계획’ 등을 통해 전기차를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며 대규모 보조금과 세제 지원을 이어왔습니다. 그 결과 친환경차 지원 규모는 주요 OECD 국가 전체를 웃도는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여기에 14억 인구의 내수시장이 결합되면서 생산 확대와 가격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습니다. 막대한 초기 수요를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를 빠르게 달성한 점이 핵심입니다.

공급망 경쟁력도 두드러집니다. 중국은 리튬·니켈·코발트 등 배터리 원료는 물론 희토류까지 확보하며 광물 단계부터 완성차까지 이어지는 수직적 공급망을 구축했습니다. 특히 희토류는 정제와 자석 생산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이뤄질 정도로 글로벌 공급망 장악력이 높은 상황입니다.

또 완성차 업체와 IT 기업이 개발 초기부터 협업하는 구조를 통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 개발하면서 신차 개발 기간도 크게 단축했습니다.

인력과 규제 환경도 강점으로 꼽힙니다. 중국은 대규모 이공계 인력을 바탕으로 자동차·전기·소프트웨어 분야 엔지니어를 확보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등 신기술 분야에서는 규제를 완화해 실험과 상용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은은 향후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내수 부진과 미국의 관세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수출 확대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과의 경쟁도 심화되는 모습입니다. 유럽 시장에서는 한·중 점유율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으며, 국내 시장에서도 중국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6천여 대 수준이던 중국 전기차 판매는 올해 1분기만에 4천 대에 육박했습니다.

한은은 "중국 자동차 산업은 정책, 공급망, 기술 경쟁력이 결합된 구조적 우위를 바탕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와의 수출 경합도 역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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