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 화폐 큰 장 열린 이란…혁명수비대 무기부터 환전까지 11조 규모
SBS Biz 김종윤
입력2026.04.10 11:16
수정2026.04.10 11:19
[이란의 수도 테헤란 시내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수년간 이어진 국제사회의 제재와 통화가치 급락이 이란을 암호화폐 시장의 '큰 손'으로 변모시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이란의 암호화폐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78억 달러(약 11조5천 억원)에 달합니다.
특히 이란 내 암호화폐 활동의 절반 이상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및 관련 세력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체이널리시스 분석입니다.
혁명수비대는 국제사회 제재로 인해 달러 기반 금융망 접근이 차단된 상황에서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활용해 무기와 원자재를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혁명수비대는 비트코인 채굴에도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 중앙은행도 환율 방어와 무역 결제에 활용하기 위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테더를 대규모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대해 암호화폐로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국제사회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방안입니다.
암호화폐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받겠다는 이란의 계획은 비트코인 시장까지 움직였다는 것이 WSJ의 평가입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조건으로 한 휴전 합의를 언급한 이후 비트코인이 7만2천 달러 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보인 요인 중 하나는 '해운사들이 짧은 시간 내 대규모로 비트코인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라는 것입니다.
이란의 암호화폐 활용은 국가가 주도하는 양상이지만 일반 시민도 암호화폐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과 해외 송금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일부 이란의 자산가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 보관한 자산을 개인 지갑이나 해외 거래소로 옮기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이란 정부의 인터넷 차단이나, 금융자산 압류 등 비상조치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직후 몇분 사이에 이란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노비텍스에서 자금 유출이 700%나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 국민이 자국 통화를 테더로 교환한 뒤 해외에서 다른 통화로 바꾸는 주요 창구인 노비텍스는 1천1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가 정부와 국민의 생명줄이 된 상황은 베네수엘라와 유사하다는 평가입니다.
베네수엘라도 국제사회의 제재와 통화가치 폭락 속에 암호화폐의 활용이 확산했는데, 체이널리시스 수석 분석가 케이틀린 마틴은 "제재 대상 국가에선 암호화폐가 매우 유용하다. 특히 이란처럼 암호화폐 환경이 갖춰진 국가에선 빠르고 쉽게 획득하고 결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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