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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美·이란 휴전…종전까지 '산 넘어 산'

SBS Biz 정광윤
입력2026.04.10 10:33
수정2026.04.10 10:53

[앵커]

진땀을 뺀 끝에 겨우겨우 휴전까지는 왔습니다.



이제 여기서부터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 단계로 진입하는데,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안갯속에서 조금만 삐끗해도 휴전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미국이 바라는 것, 이란이 바라는 것,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정광윤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휴전했어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내 모든 발전소와 교량, 심지어 식수공급 시설까지 초토화시키겠다"고 예고했던 시점을 90여분 앞두고 휴전안이 받아들여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한다는 조건 하에 2주간 공격을 멈추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곧이어 이란 국영방송에서도 "최고지도자가 모든 군부대에 사격중지를 명령했다"는 공식 보도가 나왔습니다.

중재안을 마련한 파키스탄 총리는 "이란과 미국은 물론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친이란 무장세력들까지 중동 전역에서 휴전에 합의했고,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선언했는데요.

시한 만료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 시한을 연장해 달라"며 설득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겁니다.

파키스탄 총리는 이를 위해 "모든 교전 당사자들은 전면적인 휴전을 준수하라"고 촉구하는 동시에 "이란 형제들은 선의의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앵커]

휴전 합의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폭발 일보직전이었죠?

[기자]

이미 수차례 협상시한을 연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인내심이 바닥난 모습을 보였습니다.

본인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하룻밤 새 나라를 없앨 수 있다" "문명 전체를 파괴하겠다" 등 폭언에 욕설까지 퍼부었는데요.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진지하게 '79세 고령 대통령'의 정신건강에 의문을 제기할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그동안은 시한만료 직전 "연기하겠다"는 메시지가 나왔었지만 이번엔 이란 석유수출거점인 하르그섬을 미군이 재차 폭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긴장감이 크게 고조됐습니다.

[앵커]

이란도 배수의 진을 쳤어요?

[기자]

데드라인이 임박하자 이란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1400만 명 넘는 국민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됐다"고 선언했습니다.

당시 폭격이 예상되는 화력발전소 주변엔 민간인들이 모여 '인간사슬'까지 만들며 결사항전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이란은 앞서 하루 전쯤 파키스탄이 내놓은 첫 중재안에 퇴짜를 놓은 상태였습니다.

우선 45일 간 휴전하면서 종전조건을 협상하자는 내용이었는데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지만 정작 이란에선 "영구 종전이 아니면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언제든 다시 공격받을 수 있는 명목상 휴전은 의미 없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앵커]

휴전 직후에 벌어진 상황을 보면, 이란 입장에선 틀린 말이 아닌 것 같아요?

[기자]

마지못해 휴전에 동의한 이스라엘이 어깃장을 놨습니다.

이란과 손잡은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공격하며 "휴전 합의에 포함되지 않으니 계속 때리겠다"고 대놓고 도발했는데요.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도 여기에 동의하면서 "괜찮다.별개의 작은 교전일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이란 측에선 "명백한 휴전 위반"이라면서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란 의회 의장은 "우리가 미국을 깊이 불신하는 건 약속을 매번 어겼기 때문이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는데요.

다행히 네타냐후 총리가 레바논 정부와 헤즈볼라 무장해제 문제를 직접 협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우려가 다소 완화됐습니다.

실상 백악관이 "판 깨지 말고 적당히 하라"고 압력을 가한 상황이지만 언제까지, 얼마나 눌러둘 수 있을지 장담 못한다는 점에선 이란, 미국, 이스라엘 셋 다 의견이 일치합니다.

[앵커]

게다가 이번 휴전의 전제조건을 두고 각자가 다른 얘기를 하고 있어요?

[기자]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제안했던 기존 10개 조항은 수용이 불가능해 쓰레기통에 버려졌다"며 이후 완전히 다르고 간소화된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새 수정안을 협상기반으로 미국 측 제안과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우라늄 농축 금지는 여전히 '레드라인'"이라며 "이란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것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이란에선 "기존 요구를 물리고 새 제안을 건냈다"는 얘기가 전혀 없습니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본인 텔레그램 채널에서 "이란이 제안한 10개 조항을 협상의 기초로 삼기로 한 합의가 지켜지면 종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기존 10개 조항에 '핵 농축 권리 인정'이 포함된 만큼 주장이 엇갈리는 셈입니다.

[앵커]

가장 중요한, 호르무즈 해협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백악관은 "해협을 어떤 제한이나 지연 없이 개방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휴전조건"이라며 "선박 통행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고 분·단위로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이란 측은 앞서 해협 개방을 두고 "이란군과 조율을 통해 가능하다"고 했는데요.

이란 국영방송은 휴전 발효 당일 유조선 두 척을 통과시킨 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때문에 해협이 다시 봉쇄됐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란 측은 휴전기간 통과시킬 선박을 하루 15척 이하로 제한하고, 통행료를 걷겠다는 방침입니다.

또 오만 영해를 지나는 기존 항로 대신, 이란 군 기지 섬에 가까운, 새로 지정한 항로를 이용하라는 성명도 발표했는데요.

"기뢰위험을 감안해 안전을 보장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상 이란 반대쪽 오만 연안에 바짝 붙어 통행료 안내고 지나갈 생각은 접으라는 겁니다.

[앵커]

결국 통행료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될 듯한데, 어떤 전망이 나오나요?

[기자]

이란이 핵보다도 더 물러서지 않고 버틸 가능성이 있습니다.

애당초 이번 전쟁의 불씨가 경제난으로 인한 시위를 강경진압하다 생겨났는데 이제 재건 비용까지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보상해 줄 리 없으니 책임을 떠넘기며 해협 통행료를 정당화하려는 계산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군사적 측면에서도 억지력 없다는 게 드러난 핵프로그램보다 해협 통제권의 전략적 중요성이 훨씬 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결사적으로 막는 대신 오히려 숟가락을 얹을 가능성도 내비쳤습니다.

최근 ABC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란과 해협 통행료를 공동징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아이디어를 제안해 본 것이고 향후 2주간 논의될 사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란의 통행료 징수를 용인한다는 건가요?

[기자]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대통령 성격상 결론은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시점에 이란이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은 "휴전 합의에 어긋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본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비겁하고 형편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는데요.

유럽과 걸프국들 중심으로 국제적 반대여론이 압도적이고, 대놓고 이란 편을 들어온 중국과 러시아마저 해협 통행료 징수엔 회의적입니다.

특히, 이란 돈줄을 쥔 중국이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는데요.

지금까진 적극 개입하지 않았지만 이란을 달래면서 미국이 저지른 일을 뒷수습하는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에 대한 각국의 평가가 바닥을 치며 중국과 국제적 신뢰도가 역전된 현 상황을 고착화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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