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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곧 끝난다…내 방식대로"…수렁에 빠진 이란 전쟁

SBS Biz 정광윤
입력2026.04.03 10:48
수정2026.04.03 11:19

[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곧 끝내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주 대국민연설에서 확인된 몇 가지 중요한 것들이 있죠.

이란이 다시는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 합의에 의한 종전도 주고받는 거래가 아닌, 미국의 요구만 받아라, 그리고 골치 아픈 호르무즈는 '난 모르겠다'입니다.

결국 이란이 완전하게 무릎 꿇을 때까지 '석기시대'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공격을 퍼붓겠다는 건데,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앞으로 2~3주 동안, 전쟁은 격화할 것이고, 이란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고, 미군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높아질 겁니다.

정광윤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연설을 기점으로 이란 전쟁은 더 예측이 어렵게 됐어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연설에서 "앞으로 2~3주 간 이란에 강력한 타격을 가하겠다"며 "군사적 목표를 매우 빨리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란이 미국 요구를 100% 받아들이는 종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경고한 대로 폭격을 퍼부어 '석기시대'로 되돌린 뒤 철수하겠다는 겁니다.

이란의 기존 실권자들을 제거하고 군사시설을 무력화했으니, 정권교체, 핵 위협 제거라는 두 가지 목표는 사실상 달성했다고 주장했는데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선 "필요하다면 정밀 타격을 위해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하는 등 현재로선 2~3주 뒤 공격을 정말 멈출지 의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악시오스는 트럼프 참모진이 이란의 위협이 다시 커질 조짐이 보이면 돌아와서 때리는, '잔디 깎기' 전략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는데요.

상황에 따라,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참모진조차 다음 행보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하소연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미국 내 여론을 의식해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떠나지 못하거나, 일단 덮어두는 상황이 될 수 있는 거잖아요.

특히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그렇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해협은 분쟁이 끝나면 자연스레 열릴 것"이라며 발을 빼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앞서 측근들에겐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된 상태라도 군사작전을 종료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재개방 문제를 유럽과 걸프 동맹국들이 해결하도록 부담을 떠넘길 수 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런 의도를 여러 차례 드러냈는데요.

"필요한 나라들이 해협을 직접 열면 된다", "어려운 부분은 끝났으니 스스로 석유를 가져가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2~3주'라는 말을 했기 때문에 서두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만큼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현재 중동엔 미 해병상륙단, 공수사단에 네이비씰까지 수천 명이 도착했고, 만 명을 추가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존 항모전단 가운데 하나가 수리 때문에 이탈하며 생긴 빈자리도 곧 메꿀 예정인데요.

블룸버그는 지난 1일 "부시 항모가 중동으로 이동 중"이라며 "도착까지 3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병력 규모를 비교해 보자면 지금까지 중동에 배치된 미군 병력이 5만여 명, 이란은 상비군만 6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따라서 미국이 지상군 전면침공에 나서긴 무리인데요.

이란의 경제·군사적 거점으로 꼽히는 섬들을 점령하는 등 제한적인 기습작전에 무게가 실립니다.

[앵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 연설 직전까지 엇갈린 입장을 내놨어요.

일단 이란 대통령이 처음으로 종전을 언급했습니다?

[기자]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이란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추가 공격이 없다는 보장이 있을 경우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음날 공개한 영문서한에선 "이란은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 국민들에게 적개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대립의 길을 계속 가는 것은 비용이 크고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는데요.

전쟁 상대국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것도 이례적인데, 심지어 "미국에 이익 안 되는 일에 왜 나서느냐"며 트럼프 핵심 지지층인 '마가'의 논리, 즉 미국 우선주의를 근거로 내세운 겁니다.

[앵커]

그 관점에서 봤을 때 이번 전쟁으로 미국이 뭘 얻을 수 있는가가 의문입니다.

핵 위협 제거, 이건 그냥 간판 문구 아닌가요?

[기자]

아이러니하지만 이란 대통령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이번 전쟁의 중요한 특징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앞서 베네수엘라와 그린란드 등 분쟁에선 중국·러시아 견제 등 '미국 우선주의' 큰 틀에서 방향성이 있었지만 이란 전쟁에선 그런 게 전혀 안 보인다는 점입니다.

BBC에선 모든 국가들이 처음엔 "대체 작전이 뭘까. 미국 선수들이 아무 작전 없이 경기에 임했을 리는 없다"라고 생각했겠지만 "'정말 아무 계획 없이 뛰어들었구나'라는 걸 곧 깨달았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악시오스는 이 와중에도 일부 골수지지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에서 12차원 체스를 두는 중이고, 다른 사람들은 전략을 이해하지 못할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대부분 동의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이란 최고지도자와 혁명수비대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잖아요?

[기자]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앞서 주변 걸프국 공격중단을 약속한 뒤 철회하는 등 군부를 제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무엇보다 신정체제인 이란에서 대통령은 내정 권한이 있을 뿐, 군부까지 통솔할 수 있는 건 종교적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입니다.

문제는 개전 이후 행방이 묘연한 모즈타바가 현재 명령권자 인지도 확인된 바 없고, 따라서 군부를 제어할 구심점도 불분명하다는 겁니다.

특히, 모즈타바 선출과정에서도 큰 입김을 행사한 혁명수비대는 대통령과 반대로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데요.

"장기 소모전에 나서겠다", "적들에게 해협이 개방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성명들을 연이어 내놨습니다.

[앵커]

미국이 '마이웨이'로 전쟁을 끝낸다면 다른 국가들이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 될 텐데 어떤 후폭풍이 예상되나요?

[앵커]

그간 미국이 전 세계를 '왕따' 시키던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동맹국들은 이미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며 자구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파이낸셜타임즈는 유럽과 걸프국들이 국제 연합이 구성되면 각자 제공할 수 있는 해군 자원이 무엇인지 비공개로 논의해 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우디나 일본 등 그간 미국 비위를 맞추는데 의욕적이던 나라들조차 이제 분위기가 다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진주만과 빈살만 왕세자 관련 발언 등으로 불필요한 굴욕과 부담을 안겼기 때문인데요.

특히, 사우디 등 걸프국들은 "미국이 자신들을 현금인출기로 볼뿐, 투자한 만큼 돌아오는 게 없다"며 분개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이 와중에 중국은 침묵을 지키는 속에서도 이번 전쟁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어요?

[기자]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를 거둘 때 위안화나 스테이블코인으로 받기로 했습니다.

위안화의 등장은 중동에서 달러 패권의 자존심에 흠집이 난다는 걸 의미하는데요.

중국 입장에선 두 팔 벌려 환영할만한 소식입니다.

게다가 중국에 대한 평가도, 현재의 미국과 비교하면 최소한 '합리적인 대화 상대' 수준으로 많이 개선됐다는 분석들이 나옵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개방 중재 역할에 실제 성공한다면 국제적 위상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중국 입장에선 자신과 무역전쟁을 벌여온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선물을 안겨주고 있는 셈입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국의 대응 전략이 "적이 말실수를 하고 있을 땐 말을 끊지 말라는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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