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자산 최대 99%' 한투 TDF…'비적격' 갑론을박 [취재여담]
SBS Biz 윤지혜
입력2026.04.02 12:08
수정2026.04.02 15:59
금융감독원이 노후 자금의 안정성을 위해 TDF(생애주기펀드)의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지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와 다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끕니다. 금감원의 '적격' 판정에서 제외된, 위험자산 비중이 최대 99%인 TDF ETF 액티브 상품에 'TDF'라는 명칭을 추가하며 안정성을 부각한 것입니다.
오늘(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이 국내 운용사들의 TDF 상품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한 결과 199개 가운데 195개는 자산 배분 요건을 충족했습니다. 이에 해당 상품들은 '적격TDF'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금감원으로부터 '적격'으로 판정 받지 못한 TDF 가운데 대표적인 상품은 한국투자운용의 'ACE 장기자산배분액티브 ETF'입니다. 해당 상품의 위험자산 비중이 높아 비적격으로 분류되자 한투운용은 오히려 상품명에 TDF를 추가해 'ACE TDF장기자산배분액티브 ETF'로 변경했습니다.
한투운용은 금감원 개선 사항대로 '적격'을 붙이지 않았으니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취지와 다른 '무늬만 TDF'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펀드 상품은 특히나 명칭이 굉장히 중요한데 소비자들은 적격 여부가 붙어있는 것보다 TDF 상품이라는 것에 주목한다"며 "판매 시 리스크가 높은 상품이라는 점을 충분히 안내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TDF 상품의 1년 수익률이 24%라고 홍보하는 점도 소비자들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로 꼽힙니다. 한투운용은 해당 상품이 국내 상장된 자산배분형 ETF 20종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퇴직연금 운용 상품은 수익률을 얘기할때 1년 수익률이 아니라 최소한 3년, 5년으로 산출해 안내한다"며 "장기상품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수익률을 내세우는 것은 상품 목적에 어긋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금감원은 이번에 제도 개선을 실시한 배경으로 연급가입자의 노후 대비를 위한 TDF의 안정적 운용 환경 조성을 꼽았습니다.
그간 일부 TDF의 경우 특정 국가나 특정 포트폴리오에 과도하게 쏠려 위험자산 편입 한도를 우회하는 사례가 많다보니 기존의 운용 방식이 지속될 경우 장기 관점이 목표인 TDF의 본질과 거리가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금감원이 발표한 적격 TDF 요건에 따르면 펀드명에 투자목표 시점이 표시되고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포트폴리오에서 위험자산 비중을 줄여야 합니다. 또 해외 특정 국가 투자는 80% 이하여야 하고 안전자산 비중은 목표 시점 전 20% 이상, 목표 시점 이후 60% 이상 운용돼야 한다고 명시돼있습니다.
한투운용의 ACE TDF장기자산배분액티브 ETF는 글로벌 성장주 중심의 해외 주식과 국내 채권, 금 등에 투자합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위험자산 비중은 최대 99%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TDF의 본래 취지는 노후 자금의 안정적 보존에 있기 때문에 일반 자산배분형 펀드와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며 "TDF라는 틀만 내세워 안정적인 은퇴 준비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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