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소비자 "약가인하 미온적…예외 여지 너무 커"
SBS Biz 서주연
입력2026.03.30 07:31
수정2026.03.30 08:23
[한국소비자연맹,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소비자시민모임,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관계자들이 24일 서울 용산구 한국소비자연맹에서 '의약주권 환자·소비자연대 창립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약가 개편안을 두고 환자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하 폭과 기간이 미온적인 수준이며 예외 여지가 너무 많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30일) 한국소비자연맹 등 4개 단체가 모인 의약주권 환자·소비자연대는 "10년의 유예 기간은 시장 구조 개편을 사실상 무기한 지연시킬 것이며, 한시적 약가 우대 기준인 '준혁신형 제약기업'의 기준은 모호해 역량 없는 기업들을 연명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암환자단체 등이 소속된 한국중증질환연합회 역시 "상당수 기업을 '준혁신형 제약기업'이라고 제외시키며 최대 7년 이상 유예 기간을 주는 이번 개편안은 제약업계 이해관계만을 반영한 미온적 조치"라며 "불필요한 예외 적용 규정은 축소하고 과감하고 신속하게 약가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희귀약의 신약 등재 단축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왔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환자 안전을 위해 치료 효과성이 입증된 의약품 사용을 유도해야 할 정부가 현행 검증체계를 모두 삭제하고 아무 신약이나 마음대로 사용하도록 했다"며 "적자 예정인 건강보험 재정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비 증가율이 높은 약품비를 적절하게 관리하겠다는 내용은 전무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40여개 단체가 참여하는 무상의료운동본부는 "효과가 불분명한 약이 검증 없이 건강보험에 오르고, 제약기업은 막대한 이익을 거두지만 효과 없음이나 부작용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무엇보다 비싼 약품비와 낮은 경쟁력의 근본 문제는 '불공정한 리베이트 관행'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의약주권 환자·소비자연대는 "약가가 내려가도 제약시장의 불공정 경쟁 질서를 개혁하지 않으면 리베이트 관행을 근절할 수 없다"고 짚었습니다.
연대는 "진짜 문제는 실질적인 품질 경쟁 없이 리베이트 영업으로 처방 시장을 잠식하는 '유령 제약사'들"이라며 "실질 생산 역량 없는 제약사 퇴출 기준을 마련하고 불공정 처방 유인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처벌을 강화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연대 소속 권용진 정책위원장은 "복지부 차원을 넘어 공정거래위원회·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리베이트를 잡고 제네릭 난립을 막기 위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하지 않는 제약회사의 위탁생산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어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심의·의결했습니다.
해당 안에는 현재 OECD 주요국 평균보다 80% 이상 높은 수준인 우리나라 제네릭(복제약) 기본 가격 산정률을 오리지널 약값의 53.55%에서 45%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단,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향후 10년간 단계적 조정을 하고 의약품 연구개발 비중이 높은 기업에는 유예 기간을 주기로 했습니다.
또한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평가를 신속히 해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현재 최대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단축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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