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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 장기화…곧 반도체도 못 만든다

SBS Biz 임선우
입력2026.03.30 04:18
수정2026.03.30 05:47


중동 사태가 길어지면서 반도체 시장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반도체 핵심 공정에 쓰이는 헬륨이 사실상 공급 중단 상태에 이르면서입니다. 



현지시간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어리퀴드의 프랑수아 자코 최고경영자(CEO)는 “카타르에서 헬륨 생산을 4~8주 더 중단한다면 공급 부족이 심화해 최첨단 반도체 생산까지 제한을 받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경고했습니다.

카타르는 전 세계 헬륨 생산 능력의 약 35%를 차지하는데 세계 최대 라스라판 LNG 시설이 이란의 공격으로 헬륨 생산라인이 파괴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카타르의 라스라판 산업단지 복구에는 최장 5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세계 공급량 3분의 1을 책임지던 카타르가 이란의 공습으로 생산을 멈추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품은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경고등 앞에 섰습니다.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는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본거지인 한국이 헬륨 수입의 약 65%를 카타르에서 조달하고 있어 공급 부족에 가장 취약한 나라 중 하나라고 경고했습니다.



국내 반도체 관련 학계에서는 "현재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헬륨을 대신해 웨이퍼를 냉각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인덱스박스의 알렉산드르 로마넨코 대표는 현재 월 520만㎥ 규모의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으며, 현물 가격이 이미 70~100% 급등했다고 추산했습니다.

같은 기관 분석에 따르면, 분쟁이 30일간 이어질 경우 헬륨 현물 가격이 10~20% 추가 상승하고, 60~90일 지속 되면 장기 계약 없는 구매자들은 25~50%의 추가 가격 인상을 감내해야 할 수 있습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단기 공급은 충분하며 기업들이 조달 경로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재고 현황이나 공급처 다변화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항공우주·의료 영상 등 헬륨 수요가 집중된 분야에서는 공급 안정성이 가격보다 우선시되며, 수급이 빡빡해질수록 공급 업체들이 가격을 끌어올리는 역사적 패턴이 반복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휴전 후에도 생산 재개까지 최소 5주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피해 규모에 따라서는 라스 라판 시설 복구에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지정학 리스크가 공급망 지형을 바꾸는 속도는 예상보다 빠릅니다. 산디에이고대 공급망 관리학과 사이먼 크룸(Simon Croom) 교수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헬륨뿐 아니라 중동을 경유하는 수많은 공급망이 동시에 압박받는 복합 충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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