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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보유세 겁난 노인이 팔고, 성북 3040이 대출로 산다

SBS Biz 조슬기
입력2026.03.29 08:58
수정2026.03.29 09:06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 집값 하락세에도 한강벨트 일부 지역을 제외한 여타 지역의 가격이 크게 동요하지 않는 '탈동조화'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급지인 강남에서는 세금 부담 증가를 우려한 고령의 고가주택 소유자들이, 중하위 지역에서는 한시라도 빨리 서울에 집을 구하려는 30∼40대가 시장의 양대 축을 형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서울 동남권(강남3구·강동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이 확인된 이후인 1월 넷째 주 이후 8주간 누적 0.07% 하락했습니다.

구별로 보면 강남구가 0.46%, 송파구가 0.19% 각각 내렸고 서초구는 상승폭이 0.04%에 그쳤습니다. 이들 지역은 2월 넷째 주 하락 전환한 뒤 5주째 약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성북구(2.12%)였고 이어 강서구(2.00%), 영등포구(1.86%), 관악구(1.80%), 구로구(1.72%), 중구(1.71%), 동대문구(1.70%), 서대문구(1.69%), 노원구(1.56%) 등 순이었습니다.



지역별 가격 수준차는 있으나 대부분 지난해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아 15억 원 이하 중저가 매물이 여전히 많은 지역이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높습니다.

이는 강남3구가 집값을 선도하던 통상적 흐름과는 다른 양상입니다. 

이전의 가격 상승기에는 상급지인 강남3구 가격이 올라 진입이 어려워지면 차상급지에 해당하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 상승세가 확산하곤 했습니다.

이어 서울 외곽 등 중하위권이나 서울에 인접한 경기도 지역에서도 그간 관망하던 대기수요가 가격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매수에 나서면서 가격 상승 흐름이 전이됐습니다.

하락기에도 강남3구 가격이 떨어지면 매수자들이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관망세로 돌아서 거래가 위축되고, 이런 흐름이 주변으로 퍼져 전체 시장으로 하락세가 퍼졌습니다.

그러나 올해에는 강남3구와 용산구, 강동구, 동작구, 성동구 등 일부 한강벨트권에 냉기가 도는 반면 성북구, 노원구 등 대표적인 중하위 지역은 가격 상승세가 유지되며 거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강남과 중하위 지역 시장 참여자들의 뚜렷한 입장차에서 비롯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조치를 5월 9일로 종료한다는 방침을 확인해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풀리는 상황에서 보유세 개편을 염려한 고가 1주택자들의 매도세가 더해졌다는 것입니다.

주택을 팔지 않으면 부과되지 않는 양도세와 달리 보유세는 주택 소유 자체에 부담을 주는 데다, 올해 강남3구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탓에 당장 늘어난 보유세 납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에 보유 주택 가격은 크게 올랐지만 보유세를 낼 현금이 부족한 고령자들이 '주거 다운사이징'을 통해 매도 세력의 큰 부분을 차지하면서 강남3구 가격 하락에 일조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반면 중저가 지역의 매수세를 견인하는 쪽은 입장이 다릅니다.

30·40대 맞벌이 가구가 주축으로 보이는 이들 지역 매수세력은 현금 보유량이 많지는 않아 집을 사려면 대출을 일정 부분 활용해야 하지만 공공주택을 분양받기에는 소득수준이 높은 편입니다.

따라서 주택담보대출 상한인 6억 원을 활용할 수 있는 가격대에 가능하면 직주근접이 가능한 곳을 찾다 보니 최소한 서울시내에 있는 성북구, 동대문구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들 지역은 시세 10억원 이하인 매물도 여전히 많아 당장 보유세 부담이 작고, 향후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일정한 수준에서 지속될 경우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곳입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기존 서울 부동산 시장은 '강남 바라보기'로 거대한 동조화를 이루는 공간이었지만 이런 문법에 맞지 않는 현상이 최근 발견된다"며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젊은 세대와 고령세대 간 세제 등에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서 올 2월 소유권 이전등기를 신청한 매수인 현황을 보면 현재까지 등기를 완료한 이들은 1만1346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1만741명)보다 많았습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30·40대가 54.7%(6205명)를 차지해 작년 2월(51.5%, 5530명)보다 비중이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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