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통로 된 가상계좌…PG사 '재판매' 문턱 높인다
SBS Biz 이민후
입력2026.03.25 14:15
수정2026.03.25 14:57
앞으로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들이 가상계좌 재판매 구조 전반을 직접 관리하게 됩니다. 보이스피싱과 불법 도박 자금 세탁 통로로 가상계좌가 악용되는 사례가 잇따르자 금융당국이 관리 책임을 PG사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오늘(25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어제(24일) 이런 내용이 담긴 ‘PG사의 가상계좌 재판매 업무처리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가맹점 심사 강화와 고정식 가상계좌 발급 제한, 하위 가맹점 관리 의무 등 세부 기준이 담겼습니다.
가상계좌는 은행의 모계좌에 연결된 입금 전용 계좌번호로, PG사가 이를 가맹점에 제공해 결제 대금을 수납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특히 일부 PG사는 플랫폼 형태로 하위 가맹점에 가상계좌를 재판매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실제 자금 수취 주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습니다.
이 같은 구조를 악용한 범죄도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2023년 10월부터 1년간 일부 PG사를 통해 보이스피싱 및 불법 도박 조직에 가상계좌가 제공되면서 약 1조8천억원 규모의 불법 자금 세탁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기준안의 핵심은 PG사가 가상계좌 유통 과정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한 것입니다. 그동안 가상계좌는 은행과 PG 간 계약을 중심으로 발급되면서, 실제 하위 가맹점에 대한 관리 책임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PG사의 가맹점 심사는 신인도·실재성·재무건전성·하위몰 관리·목적 적합성·소비자 보호 등 6개 항목으로 세분화됐습니다. 구체적으로 매출 이력과 경영진 평판, 사업자 등록 및 실제 영업 여부, 재무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하며, 하위 가맹점 구조를 가진 경우 해당 업체에 대한 관리 체계와 소비자 피해 보상 능력까지 점검해야 합니다.
가상계좌 발급 방식과 정산 절차에 대한 통제도 강화됩니다. PG사는 가맹점의 업종과 예상 거래 규모를 고려해 계좌 발급 수와 입금 한도를 설정해야 합니다. 특히 결제대금 수납용 계좌는 원칙적으로 일회성·회전식으로만 발급해야 하고, 특정 번호를 영구 사용하는 고정식 발급은 제한됩니다. 해외 가맹점에도 동일한 심사 기준이 적용되고, 고객확인(KYC)과 의심거래보고(STR) 등 자금세탁방지 의무 역시 가상계좌 거래 전반에 확대 적용됩니다.
업계에서는 특히 고정식 가상계좌 발급 제한이 현실화될 경우 운영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동일 계좌를 반복 사용하는 방식으로 정산과 고객 관리를 단순화해 왔지만, 앞으로는 거래 건마다 일회성 또는 회전식 계좌를 새로 발급해야 해 전산 시스템 개편과 추가 인력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입니다.
한 PG업계 관계자는 "규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무적으로는 가맹점 확인과 거래 모니터링을 PG사가 사실상 금융회사 수준으로 수행해야 하는 구조"라며 "중소 PG사일수록 비용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금감원은 해당 기준을 우선 행정지도 형태로 운영한 뒤 시장 정착 상황을 보며 제도 보완 여부를 추가로 검토할 방침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상계좌가 불법 행위에 악용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가맹점 심사가 보다 책임감 있게 이행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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