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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올려야 하는데…' 깊어지는 중앙은행들의 고민

SBS Biz 송태희
입력2026.03.25 11:34
수정2026.03.25 13:39


세계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으로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가계 부담으로 고민이 깊어 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지시간 24일 "이란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 공급난이 식료품, 물류, 공공요금 등 여러 투입 비용을 끌어올려 소비가 위축되고 올해 하반기 경제 성장에 심각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P글로벌이 이날 발표한 이번 달 세계 각지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뚜렷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PMI는 기업의 구매·공급 관리자에게 신규 주문과 생산 등을 조사해 산출한 것으로, 경기 전망을 가늠하는 주요 선행 지표로 꼽힙니다. 

유로존의 종합 PMI는 경제학자들의 예상치를 밑돌며 급락했고, 호주 지수도 갑작스러운 경기 위축 국면으로의 진입을 시사하며 대폭 떨어졌습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소비 촉진을 위해 내놓은 세금 환급 확대 조처가 고유가에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빠졌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안나 웡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가가 배럴당 83달러 이상으로 굳어지면, 미국 내 평균 가계가 세금 환급으로 얻는 실질 소득의 증대 효과가 사실상 소멸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 국세청(IRS)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집계된 총 세금 환급액은 지난해보다 약 200억달러(약 30조원)가량 높은 수준입니다. 
    
시티그룹의 지젤라 영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고유가 상황이 3∼4개월 지속되면 가계의 연료 가격 지출이 그만큼 늘어나 이 200억달러 증가분은 금세 소진될 것으로 봤습니다. 
    
그는 "전체 세금 환급액을 봐도 유가 인상 여파로 해당 혜택의 상당 부분 혹은 전부가 상쇄되는 결과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 재정이 부족한 신흥국은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가계의 경제적 타격을 완화할 부양책 자체를 쓰기 어렵고, 치솟는 유가를 보조금으로 방어하는 것만으로도 재정 건전성에 부담이 큽니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은 물가 억제 효과가 있지만 가뜩이나 고유가에 시달리는 가계에 이중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호주 중앙은행(RBA)의 미셸 블록 총재는 지난 17일 금리 인상을 단행한 뒤 기자 회견에서 "우리가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연료 가격 상승으로 2차 파생 효과가 공급망 전체로 번지게 된다"며 "인플레가 경제 곳곳에 고착하면 모든 비용이 치솟게 되고, 이는 현재의 금리 인상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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