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견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30대 기업 절반도 안 한다
SBS Biz 이한나
입력2026.03.24 11:25
수정2026.03.24 15:23
국내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감사위원 분리선출제'가 시행 6년 차를 맞았지만, 시가총액 상위 3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은 여전히 기존의 선임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근 상법 개정으로 분리선출 인원이 확대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비금융권 대기업들의 변화 속도는 더딘 상황입니다.
30대 기업 현주소…금융권 '법대로' vs. 제조·IT '차일피일'
오늘(24일) 국내 시가총액 상위 30대 상장사를 전수 조사한 결과, 분리선출 방식을 도입한 기업은 14곳(46.7%)에 그쳤습니다. 나머지 16곳(53.3%)은 여전히 '이사 선임 후 감사위원 지정' 구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업종별 격차는 뚜렷합니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권 6곳은 모두 분리선출을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권은 감독 규제와 내부통제 요구가 높은 만큼 제도 도입이 빠르게 정착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제조·IT 등 비금융 기업 24곳 중 분리선출을 도입한 곳은 8곳(33.3%)에 불과했습니다. 삼성전자, NAVER, 카카오, SK, 삼성SDI, KT, 삼성물산, SK이노베이션이 감사위원을 분리선출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현대차, LG화학, LG전자, 셀트리온,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아, 현대모비스, HD현대중공업, CJ제일제당, 한화에어로스페이스, SK텔레콤, POSCO홀딩스, LG, 한국전력은 여전히 기존 방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대주주 영향력↓·견제 기능↑
감사위원회는 기업의 경영진과 대주주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핵심 기구입니다. 과거에는 대주주의 영향력 아래 있는 이사진을 먼저 선임한 뒤, 그중에서 감사위원을 선출했습니다. 이 때문에 대주주의 의사에 부합하는 이사만 감사위원으로 선출돼 사실상 '대주주의 사람'이 감사를 맡게 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를 개선하고자 지난 2020년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를 도입하는 상법 개정이 이뤄졌습니다. 감사위원이 될 이사를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처음부터 별도로 선출하는 방식입니다. 이때 대주주의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3% 룰)함으로써, 소액주주나 기관투자자의 목소리가 반영된 독립적인 인사가 감사위원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한 것입니다.
9월부터 '2인 이상' 강화…갈 길 먼 최대주주 견제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는 반 년 후부터 한층 더 강화됩니다. 지난해 9월 개정된 상법에 따라 앞으로 분리선출 의무 인원이 기존 '1인 이상'에서 '2인 이상'으로 확대됩니다. 감사위원회가 대체로 3명 안팎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2명 이상 분리선출은 견제 수위를 높이려는 취지입니다.
본격 시행까지 약 6개월이 남은 시점이지만 현재 기준을 충족한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시총 상위 30개 기업 가운데 ‘2명 이상 분리선출’ 구조를 갖춘 곳은 7곳(23.3%)에 그쳤습니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지주 3곳과 삼성화재, 삼성물산, 삼성SDI, KT가 해당됩니다.
반면 삼성전자, NAVER, 카카오, SK 등은 분리선출제를 도입했지만 1명에 그쳐 개정안 기준에는 미달합니다. 여기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미도입 기업까지 포함하면, 비금융권의 대응 수준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입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제도 시행까지 시간이 남았다는 이유로 기업들이 도입을 미루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감사위원 독립성은 단기간에 확보되는 것이 아닌 만큼, 지금부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제도 취지가 무력화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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