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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나우] 이란 전쟁에 금값 '뚝'…안전자산 공식 '흔들'

SBS Biz 이한승
입력2026.03.24 06:46
수정2026.03.24 08:55

■ 모닝벨 '비즈 나우' - 진행 : 최주연 / 출연 : 임선우

[앵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거침없이 오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중동 긴장 고조 속에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는데요.

관련 소식 임선우 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금값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얼마나 빠졌나요?

[캐스터]

금값 지난주에만 10% 넘게 떨어져 1983년 이래 주간 기준으로 가장 많이 빠졌는데요.

밤사이 이란 공습이 늦춰질 것이란 트럼프의 발언에도, 낙폭을 좁히긴 했지만 여전히 미끄러지면서, 현재 고점대비 20% 가깝게 하락한 상태입니다.

코멕스 금 선물 미결제 약정 총액도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투기적 포지션 청산을 보여주고 있고요.

금 기반 ETF 보유량 역시 올 초부터 약 11톤 순유출로 전환될 만큼, 안전자산이라는 타이이틀이 무색하리 만치 널뛰고 있습니다.

[앵커]

흔히 금값은 불안을 먹고 자란다고 말하는데, 왜 이렇게 빠지는 걸까요?

[캐스터]

통념대로라면 더 높아진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안전자산'이자 '인플레 헤지 수단'인 금값이 올라야 할 것 같죠?

하지만, 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그동안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상승률이 40%가 넘는데, 전쟁 이후 유가와 주가, 금리 등 모든 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폭발하고 유동성 스트레스가 불거진 상황에서, 현금 마련이 급해진 일부 투자자들이 가장 수익률이 좋고 유동성도 풍부한 금을 우선으로 내다 팔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레버리지 거래 비중이 큰 헤지펀드들이 변동성이 급격히 커진 금리 시장에서의 손실을 만회하고, 강제 포지션 청산에 대응하기 위해 금을 매도하고 있습니다.

전쟁 전까지 헤지펀드들은 장단기 금리차가 다시 벌어질 것으로 보고 레버리지까지 걸어 베팅하는 포지션을 많이 쌓아둔 상태였는데, 하지만 전쟁이 터지고, 중앙은행 금리 인상 우려에 단기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장은 헤지펀드들의 베팅과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결국 포지션 강제 청산 위기에 처한 헤지펀드들은 마진콜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빨리 팔 수 있으면서 그동안 많이 올라 평가 이익이 쌓여 있던 금부터 내다 팔기 시작한 거고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달 설문을 보면 가장 선호하는 거래 1위는 여전히 금매수로 꼽혔는데, 동시에 골드만삭스가 집계한 자료에선, 전쟁 발발이후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란 자산 2위가 바로 금이었다는 점에서, 금이 투자 매력을 잃었다기보다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 속에서 급전 마련을 위한 현금인출기로 쓰이면서 매도 폭탄을 맞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기대가 급격히 식으면서 급부상한 '고금리 장기화' 시나리오도 금에 불리한 거죠?

[캐스터]

맞습니다.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자산인 금의 특성상, 고금리 환경이 길어질수록 채권같이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에 비해 상대적인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 이렇게 값이 떨어지고 있는 건데요.

전쟁이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수요를 자극하는 것보다, 유가와 금리가 상승하면서 금의 매력을 깎아내리는 구조가 더 강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제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익숙해졌던 초저금리 시대가 저물고, 이제까지 기대했던 것보다 높은 금리가 길어질 것이란 전망에 맞닥뜨린 상황이라, 그 과정에서 금리와 금값에도 큰 변동성이 나타난 셈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연준은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하거나, 심지어 인상까지 가는 것인지, 금 강세장은 끝나는 건지도 궁금합니다.

[캐스터]

일단 월가는 금리 인상 전망에 대해 난센스라고 말합니다.

전쟁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 우려가 커진 건 맞지만, 노동시장이나 가계 저축률, 총수요 등으로 볼 때 경제 펀더멘털은 과거보다 더 약하다는 해석인데요.

핵심은 고용과 물가 안정이란 양대 의무를 지고 있는 연준이, 노동시장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물가만 보고 금리를 올리진 못할 것이란 논리입니다.

JP모건은 성장 리스크가 동반된 상황에서, 지정학적 공급 충격에 긴축으로 대응하긴 어렵다 주장하고요.

씨티는 "결국 실업률 상승이 연준을 움직일 것이라며 올해 3번 인하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도, "유가 급등 때문에 지연되겠지만 결국엔 금리를 내릴 것"이라면서, "시장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연준이 개입하는게 너무도 익숙한 세상에 살고 있는, 양적완화세대'다 말합니다.

감당할 수 없는 부채 구조와 시장 붕괴 위험 때문에 연준이 과도한 긴축은 할 수 없게 됐다는 이야기로, 연장선상에서 금과 관련해서도, 전쟁 이후 엄청난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월가는 구조적인 투자 필요성에 대한 논리를 꺾지 않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JP모건은 연말 금가격 전망치를 6300달러로 그대로 가져가면서, 장기 전망치를 높일 만큼,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임선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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