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전쟁 한 달, 중동 노선 운임 150% 치솟았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항해하는 유조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한 달을 넘기면서 중동 항로 운임이 전쟁 전보다 150% 넘게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유럽·미국 노선 운임 상승폭의 10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중동발 물류 충격이 다른 노선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산업통상부 중동상황 대응본부가 23일 발표한 일일 브리핑에 따르면,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 중동 노선은 지난 20일 기준 3324달러(40피트 컨테이너 기준)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작전이 시작되기 직전인 2월 27일(1,327달러)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150.5% 급등한 수치입니다.
반면 유럽 노선은 같은 기간 15.2%, 미국 서안은 10.6%, 미국 동안은 8.6% 오르는 데 그치면서, 중동 노선 상승 폭이 나머지 노선의 10배에 달할 정도로 두드러졌습니다.
운임뿐 아니라 유가도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산업부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이날 오전 7시 기준 배럴당 113.50달러로, 전쟁 직전인 2월 27일(72.48달러)보다 56.6% 올랐습니다. WTI도 같은 기간 49.2% 상승해 배럴당 99.9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간 가격차가 역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호르무즈 봉쇄가 두바이 현물가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며 "최근 상승 속도는 2022년 러-우 전쟁 때보다 가파른 유례없는 속도"라고 말했습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19원대로 전쟁 전보다 7.5% 올랐고, 경유는 13.7% 뛰었습니다.
물류비 급등은 수출입 실적에도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누적 기준 대중동 수출 규모는 4000만 달러로 지난달 27일(1억3000만달러)보다 49.2% 감소했습니다. 전쟁 여파로 중동향 수출이 사실상 반토막 난 셈입니다.
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조짐을 보이면서 업종별 피해도 점차 가시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정유업계는 일부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대기 중인 상황에서 UAE로부터 2400만 배럴 긴급 도입을 확정하고 우회 물량 확보에 나섰습니다.
이 중 400만 배럴은 3월 말~4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입항하고, 1800만 배럴은 4월 초중순까지 순차 입항할 예정입니다.
조선업계는 강재 절단에 필수적인 에틸렌가스 수급 차질이 발생해 조선사별로 1주~1개월치 재고만 남은 상태입니다.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와 화학업계 간 긴급 조정을 통해 공급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대응 중입니다.
카타르에 인도 예정인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도 인도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내 조선사들이 2026~2027년 인도 예정인 카타르 프로젝트 관련 선박은 모두 27척에 달합니다.
석화업계는 중동 상황 장기화에 대비해 이미 가동률을 조정하고 유럽·아프리카·북미·남미·아시아 등으로 수입처 다변화에 나선 상태입니다.
당초 4월 초중순으로 예상됐던 나프타 수급 한계 시점은 대체 물량 확보와 정부 조치가 맞물리면서 4월 하순~5월로 늦춰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양 실장은 이와 관련해 "수출제한 조치와 비축유 방출, 긴급 수급 조정 명령까지 동원하면 그 기간을 더 늘릴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4월 중 비축유 방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양 실장은 "민간 재고가 바닥나는 시점을 이미 파악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비축유 방출 기준과 시점을 발표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비축유 방출 시점이 사실상 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밖에도 차량 5부제 등 에너지 수요 조절 수단도 순차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공부문 우선 시행 후 대중교통 패키지와 함께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산업부는 이날부터 서울청사에 12명 규모의 공급망 지원센터를 가동하고 국민생활 밀접 품목과 산업생산 핵심 품목 약 30~40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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