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는 무슨"…서울 아파트 전월세 절반 눌러 앉았다
SBS Biz 조슬기
입력2026.03.23 06:36
수정2026.03.23 07:26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 재계약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이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두 건 중 한 건 이상이 재계약으로 채워졌습니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분석 결과, 올해 1~3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가운데 갱신계약 비중은 48.2%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연평균(41.2%)보다 7%p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이번 달에는 갱신계약 비중이 51.8%로 처음으로 신규 계약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10월 41.9%, 11월 39.8% 수준이던 갱신 비중이 12월부터 가파르게 올라 결국 절반을 돌파했습니다.
재계약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영향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매수자가 즉시 실거주해야 하는 조건이 붙자 신규 전월세 물건 자체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2년 전보다 오른 전셋값까지 더해지면서 새 집을 구하는 비용 부담이 커진 임차인들이 재계약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정부의 전세자금대출 규제도 한몫했습니다. 대출이 막히자 보증금을 새로 마련하기 어려운 임차인들이 이사 대신 재계약으로 돌아서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자치구별로 보면 3월 갱신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중랑구(70.5%)였습니다. 전월세 계약 10건 중 7건이 재계약인 셈입니다. 이어 영등포구(62.7%), 강동구(59.9%), 성북구(59.5%), 마포구(57.9%)가 뒤를 이었습니다.
강남 3구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강남구(55.8%), 서초·송파구(55.7%) 모두 절반을 넘었습니다.
갱신계약이 늘었지만 갱신권 사용 비중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올해 1~3월 갱신권 사용 비중은 42.8%로 지난해 평균(49.3%)보다 낮아졌습니다.
임차 유형별로는 차이가 뚜렷합니다. 전세는 갱신권 사용 비중이 53.0%로 여전히 높은 반면, 월세는 29.7%에 그쳤습니다. 보증금 규모가 큰 전세 임차인일수록 갱신권을 아껴 쓴다는 뜻입니다.
갱신권 소진 이후엔 보증금 인상분을 월세로 전환해 재계약하는 흐름도 두드러졌습니다. 신규 전월세 계약 중 월세 비중은 지난해 47.5%에서 올해 52.5%로 급증했습니다.
전세사기 여파로 월세를 선호하는 임차인이 늘어난 데다 대출 규제로 전세 보증금을 맞추지 못한 경우까지 더해진 결과입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거래 비용 부담이 크다 보니 재계약을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갱신권을 이미 쓴 임차인도 이사 대신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려 버티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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