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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촌까지 허락받아라" 가혹한 HUG…전세금 반환 빨라진다

SBS Biz 박연신
입력2026.03.19 17:36
수정2026.03.19 18:19

[앵커] 

"집주인이 사망했다면, 집주인 사촌이라도 찾아서 상속 포기각서를 받아와라".

주택도시보증공사, HUG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으려던 세입자들에게 내민 가혹한 조건이었습니다. 

현실을 외면한 행정 편의주의라는 저희 보도 이후, HUG가 이 독소 조항을 고치고 반환 절차를 대폭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박연신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 사는 A 씨는 수개월째 밤잠을 설쳤습니다. 

집주인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보증금 1억 5천만 원을 받을 길이 막막해졌기 때문입니다. 

집주인 자녀들과 형제, 자매를 찾아다니며 상속 포기서를 받아냈지만 믿었던 HUG의 전세보증보험을 통한 구제는 '불가'였습니다. 

[A 씨 : 자기(HUG)들 규정상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안된다" 밖에 안 나오니까 더 이상 얘기 할 말이 없는 거예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서 7개월이 걸렸고, 이후에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무력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보증금을 돌려받으려면 법원이 지정하는 '상속재산관리인'이 필수인데 HUG는 이를 위해 4촌 이내 상속인 전원의 포기 확인을 요구해 왔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사촌까지 친족 중 단 한 명이라도 연락이 닿지 않으면 절차는 그대로 멈춰버립니다. 

결국 일부는 사비를 들여 변호사를 선임해 상속재산관리인을 세워야 했습니다. 

최근 5년간 임대인 사망 보증 사고 1005건 가운데 상속인이 없거나 확인되지 않아 보증 이행이 멈춘 사례는 40%에 육박합니다. 

참다못한 세입자가 자비로 해결한 건만 55건인데 지난해엔 관리인 선임 사건 절반을 세입자가 직접 부담했습니다. 

[염태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한 목적이 번거로운 절차 없이 안전하게 보증금을 돌려받자는 취지인데 임대인조차도 살아생전에 만났을지 모를 4촌까지 포기각서를 갖고 오게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죠. 보증사고 피해자들을 간편하게 구제할 수 있도록 융통성 있게 운영해야 합니다.] 

보도 이후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HUG는 제도 개선에 나섰습니다. 

앞으로는 상속인 전원의 포기 확인이 없어도, 상속 절차 지연이 예상되면 HUG가 관리인 선임을 지원합니다. 

상속인이 해외에 있거나 연락이 끊긴 경우에도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증명에 사비까지 털어야 했던 부조리는 일단 해소됐지만 실제 지급까지 걸리는 시간 단축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습니다. 

SBS Biz 박연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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