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가 쇼크에 보조금 카드가 재정적자·엔저 자극 우려
SBS Biz 김종윤
입력2026.03.19 16:07
수정2026.03.19 16:11
[휘발유 값 최고치를 찍은 지난 18일 일본 주유소 (EPA=연합뉴스)]
중동 전쟁 여파로 일본 휘발유 소매 가격이 역대 최고로 치솟은 가운데 일본 정부가 꺼내든 유가 보조금 카드가 재정 부담과 엔저 심화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일본 사회에 혼돈을 부른 쌀값 폭등이 '레이와(현 일왕 연호)의 쌀 소동'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얻었는데 이번 유가 급등도 '레이와 석유 위기'라는 타이틀을 얻게 될 조짐입니다.
19일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오늘 출하분부터 정유사 등에 휘발유 1L(리터)당 보조금 30.2엔(약 284원)을 지급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국제 원유 가격 급등에 따라 지난 16일 현재 일본 내 평균 휘발유 가격이 L당 190.8엔(약 1천787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자 나온 조치 입니다.
보조금 지급으로 소매가를 L당 170엔(약 1천592원)대로 낮춰보겠다는 것인데 아사히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보조금 지급 없이는 L당 200.2엔(약 1천875원)으로 기름값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L당 가격을 30엔 낮추려면 매월 3천억엔(약 2조8천억원) 수준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면서 예비비 투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유가 보조금에 2천800억엔(약 2조6천억원)가량의 전용 기금을 당분간 투입할 방침으로 알려졌는데, 이 기금만으로는 1개월 뒤 잔고가 바닥납니다.
일본 언론들은 정부의 유가 보조금 풀기가 가뜩이나 적자가 심한 자국 재정에 부담을 키우고 엔화 약세를 부추기는 부작용이 날 것으로 우려했고,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이란 사태 대응에, 미봉책에 그칠 것이라고 한계를 짚었습니다.
아사히는 2022년 1월에 도입한 유가 보조금 정책에 들어간 예산이 현재까지 8조엔(약 75조원)이 넘는다면서 "이란 사태가 장기화하면 나랏돈 풀기로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닛케이도 시장 분석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보조금이 반영구적인 조치가 된다면 재정 악화 리스크가 시장에 의식되면서 엔저에 대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산케이는 이란 전쟁이 촉발한 고유가 상황을 '레이와 석유 위기'로 지칭하면서 "고물가에 시달리는 가계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타격을 주고 있다"고 썼습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중동 정세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0.75% 정도'로 유지하며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엔/달러 환율은 한때 159.89엔까지 올라 160엔선에 육박하며 엔저 가속 우려가 커졌는데, 엔/달러 환율 급등에는 고유가 상황과 유사시를 대비한 달러 사재기, 일본 무역적자 확대 관측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닛케이에 따르면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각의(국무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 상황은 국민 생활과 일본 경제에 너무나 갑작스럽다. 시장이 기능하지 않을 때 국가가 나설 수밖에 없다"며 유가 보조금 정책에 대한 비판을 반박했습니다.
사쓰키 재무상은 엔/달러 환율 급등에 대해 "확실히 준비하겠다"고 했다면서도 금리 유지를 결정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염두에 두고 "어떻게 생각해도 투기적인 부분이 있다. 오늘은 투기 세력이 움직이기 좋은 날"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지난 16일부터 민간 비축유 방출을 시작했지만,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유가 보조금 지급이 소매가에 반영되는 데는 최소 일주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자녀 차 때문에 부모님 기초연금 끊긴다?…대체 무슨 일?
- 2.부부라서 깎였던 기초연금, 확 달라진다…어떻게?
- 3."우리 오빠 탈퇴 개입했나요?"…국민연금 전화통 불난 사연
- 4."주식 팔면 왜 이틀 뒤 돈 주나?" 이 대통령, 검토 지시
- 5.'통장' 깨고 삼전·하이닉스 산다…청약통장 해지봇물
- 6."갑자기 1천만원 목돈 필요한데"…국민연금 실버론 아시나요?
- 7."18억짜리 집이 9억이래"…2가구에 20만명 '우르르'
- 8.로또 ‘40억 대박’ 터졌다?…한곳서 1등 2장 당첨 어디?
- 9.결국 이란 가스전 폭격…이란 대통령 "통제불능 결과"
- 10.日기업 AI도입후 오히려 증원…"AI는 가치 창출 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