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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의 '삼성 카드'… 견고했던 SK·TSMC 연합군 흔든다

SBS Biz 안지혜
입력2026.03.17 11:46
수정2026.03.17 16:31


세계 최대 AI 이벤트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6'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삼성전자를 핵심 파트너로 치켜세우며 글로벌 반도체 패권 다툼에 새로운 불을 지폈습니다. 그간 SK하이닉스와 TSMC가 주도해온 엔비디아 공급망 체제에 삼성이 파운드리를 발판 삼아 본격 가세하면서, 견고했던 'SK-TSMC 연합군'의 성벽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젠슨 황 CEO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에 각별한 감사를 표하며, 추론 전용 칩인 '그록3 LPU'를 삼성 파운드리에서 제조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특히 삼성을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의 핵심 파트너로 낙점하며 힘을 실어줬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젠슨 황이 '삼성'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어,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와 HBM(고대역폭메모리) 1위인 SK하이닉스의 독주를 동시에 견제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삼성의 파운드리 기술이 본궤도에 오른 만큼, TSMC가 전부 소화하지 못하는 물량을 분산해 보다 안정적인 칩 생산 체계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전자는 특히 이번 현장에서 6세대 확장판인 'HBM4E' 실물 칩을 전격 공개하며 기술 시위에 나섰습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메모리 설계부터 파운드리 제조까지 한 집에서 수행하는 '턴키 공급' 능력을 강조한 것입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플랫폼에 필요한 모든 메모리와 스토리지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메모리 토털 솔루션' 역량을 증명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엔비디아에 맞서 독자 칩 개발에 나서는 빅테크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 입장에선 삼성 파운드리의 생산 물량을 선점해 타 기업들의 진입장벽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며 "결국 삼성 파운드리가 시장에서 더욱 귀해지는 형국"이라고 말했습니다.

엔비디아의 이러한 움직임에 SK그룹도 즉각 대응에 나섰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핵심 경영진과 함께 GTC 현장을 직접 찾아 젠슨 황의 연설을 경청하며 'HBM 1위' 수성을 위한 밀착 방어에 나섰습니다.

SK하이닉스는 전시 부스 전면에 젠슨 황의 친필 서명이 담긴 서버를 내세우며 양사의 굳건한 혈맹 관계를 과시했는데, 삼성의 파운드리 우회 침투에 맞서 기존 공급망의 결속력을 재확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결국 향후 AI 반도체 시장은 'SK-TSMC 동맹'과 '삼성전자의 통합 솔루션'이 엔비디아의 선택을 받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물량전 양상의 2라운드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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