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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벌집' 쑤셨나?…"곧 끝나" vs. "누구 맘대로"

SBS Biz 정광윤
입력2026.03.13 10:59
수정2026.03.13 11:14

[앵커]

이란 전쟁이 2주를 지나 3주 차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겼다"고 주장하면서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이란은 "끝까지 간다"를 외치고 있죠.

공습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의 고민은 깊어지는 상황이고, 이란은 맞으면서도 주변국 때리기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미국이 오판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경제적 파장은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정광윤 기자와 분석해 보겠습니다.

이번 주 몇 가지 중대 분수령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이란의 새로운 최고지도자 선출이에요.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인물이 선출됐죠?

[기자]

이란 성직자들이 모인 헌법기구는 현지시간 8일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전 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가 공습으로 사망한 지 약 일주일 만에 그의 차남을 후계자로 올린 겁니다.

모즈타바는 군부 지지에 '순교자의 아들'이라는 후광까지 얻으며 '저항의 구심점'으로 떠올랐는데요.

12일 내놓은 첫 공식 메시지에선 순교자들을 위한 '피의 보복'을 선언했고,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봉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성명은 이란 국영방송 앵커가 대독 했고, 공습에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진 모즈타바 본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앵커]

미국을 향한 결사항전의 메시지라고 볼 수 있는데, 실제로 미군이 공격 강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반격 범위를 넓혀가고 있어요?

[기자]

중동 전역에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개전 이후 약 열흘 동안 아랍에미리트에만 탄도미사일 253발, 드론 1440여 대를 날렸습니다.

바레인에선 식수공급에 필요한 해수담수화 시설이 손상됐고요.

두 나라의 핵심 정유시설엔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쿠웨이트, 사우디도 드론 공격을 받았고, 나토 회원국인 터키까지 탄도미사일이 날아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모즈타바는 각국에 있는 미군기지를 겨냥한 공격이었다며 "조속히 폐쇄하라"고 요구했는데요.

'제2의 전선'을 형성하고, 반서방 무장단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전선을 더 넓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앵커]

상황이 이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어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매우 결정적으로 승리하고 있다"며 "전쟁이 꽤 빨리 끝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란 함정 수십 척을 격침하고 미사일시설 등 표적을 5천 개 이상 타격했다"며 군사적 성과를 내세웠는데요.

"이란은 쏠 수 있는 미사일도 다 쐈다"면서 저항할 힘이 얼마 안 남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11일엔 "이란 전쟁은 내가 끝내고 싶을 때 언제든 끝날 것"이라며 "공격할 표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설명했는데요.

"전쟁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트럼프식 '타코' 즉, 꽁무니 빼려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앵커]

"이겼다.

내가 결정하면 전쟁이 끝난다"고 말한 건, 출구를 미리 열어놓겠다는 걸로 들립니다.

군사작전을 멈출 수 있는 목표 달성은 뭘 뜻하는 걸까요?

[기자]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완전한 항복 상태라고 판단하면 이란의 자체적인 선언 여부와 무관하게 군사작전이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쉽게 말해 '때릴 만큼 때린 뒤 우리가 이긴 셈 치겠다"는 얘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따르는 성공원칙으로 알려진, '언제나 승리를 주장하고 패배를 인정하지 말라'는 내용에 그대로 들어맞는 해법입니다.

이를 위해 '애초에 핵·미사일 위협 제거가 목표였고, 거의 달성했다'고 주장하면서 한동안 기세등등하게 내세웠던 '이란 정권 교체'는 슬그머니 내려놓는 모양새인데요.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는 "대통령은 언제든 이란과 대화할 의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발언도 내놨습니다.

[앵커]

문제는 이란이 전혀 굽힐 뜻이 없다는 거잖아요?

[기자]

마음대로 발 빼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쟁을 종식시키는 유일한 길은 배상금을 지불하고 다시 침략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국제적 보장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미 2년 연속 공습당한 마당에 어설프게 타협해 봤자 또 공격당할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군부 입장은 더 강경한데요.

혁명수비대 고위간부는 국영방송에서 미국에 장기 소모전을 각오하라고 경고했고, 이란군 대변인은 "전쟁을 끝내는 것은 우리"라고 말했습니다.

영국 매체인 가디언은 "이란이 특사를 통한 두 차례 휴전 메시지에 퇴짜를 놨다"고 보도했는데요.

이란 정권이 생존 자체를 가장 우려했던 공습 직후와 분위기가 달라졌고, 미국이 일방적 종전을 선언해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이어가는 등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오리무중 상황에 국제유가는 민감하게 반응했죠?

[기자]

이번 주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다가 곧바로 80달러대로 내려오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에너지시설, 선박 피격 소식과 미국과 이란 양측 발언에 따라 매일 널뛰기하는 모습인데요.

이란 혁명수비대는 "단 1리터의 석유 수출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협을 막아섰습니다.

게다가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미 해군의 유조선 호위도 언제 가능할지 불투명합니다.

이에 대해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당장은 불가능하다.

준비가 안 됐다"고 말했는데요.

보시다시피 중국행 유조선 등 일부를 제외한 선박들은 해협 인근에서 발이 묶였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다음 달까지 유가가 배럴당 145달러를 찍을 수 있다고 전망했고, 맥쿼리는 장기적으로 150달러 이상을, 우드 맥켄지는 올해 200달러를 찍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결국 국제에너지기구가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어요?

[기자]

IEA는 현지시간 11일, "32개 회원국이 4억 배럴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비축유 방출은 4년 만이고, 역대 최대 규모인데요.

호르무즈 해협 폐쇄에 따른 부족분과 비교하면 20일 치 수준입니다.

미국은 다음 주부터 향후 120일간 1억 7200만 배럴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약 4억 1500만 배럴을 저장하고 있는데, 이번 방출분은 이 가운데 60%에 달합니다.

우리 정부도 곧바로 2천246만 배럴을 방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전쟁이 장기화되면,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전망이 나오나요?

[기자]

블룸버그는 "원유와 휘발유 가격 상승, 운송비와 식비 인상 등이 겹쳐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유가가 5% 상승하면 선진국 시장의 물가상승률은 약 0.1%p 상승한다는 것이 유용한 경험 법칙"이라고 밝혔습니다.

때문에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도 한층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지난 12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7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확률은 51%로, 하루 전 43%보다 높아졌습니다.

물가상승과 저성장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로이터는 "지난 1970년대 유가급등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재현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유가가 10%씩 지속적으로 상승할 때마다 세계 경제 생산량이 0.1~0.2% 감소한다는 국제통화기금, IMF 분석을 인용했습니다.

이 경우, 중앙은행은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 인상이나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어느 쪽도 택하기 어려운 진퇴양난에 빠지게 됩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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