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약품비로 27조원 지출…"구조개혁으로 절반 줄일 수 있어"
SBS Biz 이정민
입력2026.03.11 14:38
수정2026.03.11 14:56
[11일 국회에서 '약가제도 개편을 통한 건강보험재정 지속가능성 확보 국회 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진=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국내 약품비 지출이 지난 2024년 기준 27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성분명 처방 등을 통해 이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나영균 배재대학교 보건의료복지학과 교수는 오늘(11일) 더불어민주당·무상의료운동본부 등이 연 국회 토론회에서 '대한민국 약제비 구조의 개혁방안'을 발표하며 이같이 추산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약품비 지출은 2011년 13조1천억원에서 2024년 27조원으로 급증했다고 나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나 교수는 "국내 1인당 약제비는 2023년 구매력평가(PPP) 기준 969달러(약 142만원)로, GDP 수준이 비슷한 영국(521달러), 호주(590달러)와 비교해도 현저히 많다"며 "이는 단순한 소득 수준의 차이가 아닌 약가 구조의 문제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한국은 국민 의료비의 20.5%를 약제비가 차지한다"며 "미국은 1인당 약제비가 의료비 대비 11.5%로 한국의 절반 수준"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나 교수는 제네릭(복제약)이 많이 쓰이면서도 약값이 줄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현재 제네릭 가격을 처음 개발된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의 53.55%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나 교수는 이것이 하한선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주요 선진국에서는 제네릭 진입 초기에는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0∼60%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되더라도, 다수의 경쟁자가 진입함에 따라 1년 안에 오리지널약의 10∼20% 수준으로 가격이 급락한다"고 말했습니다.
나 교수는 국내에서 이 같은 가격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로 '상품명 처방'을 꼽았습니다. 의료기관에서 의약품의 성분명이 아닌 상품명으로 처방이 이뤄지고, 약국에선 같은 성분의 다른 상품을 내주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는 "상품명 처방 관행, 고가의 제네릭, 세계 최고 수준의 외래진료 등이 상호 연결돼 약제비의 구조적 비효율을 심화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압박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나 교수는 "성분명 처방 의무화, 참조가격제 도입, 제네릭 경쟁입찰제를 도입해 약제비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참조가격제는 동일 성분 등으로 의약품을 묶은 뒤 최저가 의약품을 기준으로 보험가를 매기는 가격 결정 방식입니다. 이때 환자가 더 비싼 약을 선택하면 차액을 본인이 부담하게 돼 제약사의 가격 인하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나 교수는 "이들 세 가지 개혁 방안을 종합적으로 시행하면 한해에 13조5천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체조제 활성화, 리베이트 근절, 혁신 신약 도입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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