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활 걸었던 '보험 특허', 3년 안 돼 30% 사라졌다
SBS Biz 이광호
입력2026.03.06 15:05
수정2026.03.07 08:00
보험업계에는 독창적인 보험 상품에 대해 최대 1년 반까지 독점 판매권, 일종의 '특허'를 주는 '배타적사용권'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포화 상태에 놓였다는 지적을 받는 국내 보험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돌파구로 여겨졌는데, 이들 상품 10개 중 3개가 3년도 채 안 돼 사라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7일) 생명·손해보험사들의 배타적사용권 부여 상품을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 2023년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았던 상품과 보장, 특약 등 29종 중 약 30%인 8종이 단종됐습니다. 이듬해인 2024년은 37건 중 2건이 단종됐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특히 손해보험업계를 중심으로 배타적사용권 부여 건수가 급증했는데, 현재까지 모두 정상 판매 중이었습니다.
주된 이유 '판매 부진'…일부 당국 영향도
업권별로 살펴보면 생명보험업계의 단종이 더 많았습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배타적사용권은 총 10건에 대해 부여됐는데, 4건이 현재 단종됐습니다.
주된 이유는 판매 부진입니다. KDB생명은 '버팀목치매보장보험' 내 특약 2종에 대해 6개월의 배타적 사용 기간을 부여받았지만 현재 단종시켰는데, 상품 경쟁력 문제와 위험률 관리 등을 이유로 설명했습니다. 이외에 KB라이프생명의 변액연금보험 '최선의선택' 역시 판매 부진으로 단종 수순을 밟았습니다. 흥국생명이 독점 기간을 받았던 '더블페이암보험'도 단종됐습니다.
당국의 영향을 받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손해보험에서는 2023년 배타적사용권이 부여된 19건 중 4건에서 단종이 발생했습니다. 4건 모두 DB손해보험이 판매하던 '요양실손보장보험'의 세부 보장과 특약이었습니다.
요양실손보장보험은 요양등급을 받은 고령자가 요양원이나 방문요양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정부 건강보험의 지원을 받고 남는 본인부담금을 실 사용액만큼 채워 주는 보험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런데 환자의 부담을 '0'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보건복지부 등이 과잉 의료 우려를 제기했고, 금융당국이 상품 표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2024년부터 현재까지 2년째 중단된 상태입니다.
이후 2024년에는 생명보험업계에 10건, 손해보험업계는 27건의 배타적사용권이 부여됐습니다. 이 중 삼성생명과 캐롯손해보험에서 각각 1건씩 단종이 발생했습니다. 삼성생명은 '안심플러스연금보험'이 단종됐습니다. 삼성생명 측은 다만 비슷한 구조의 두 상품이 하나로 통폐합된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캐롯손보는 자동차보험 관련 특약 하나가 단종됐는데, 한화손해보험으로 인수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설명입니다.
보험 특허, 관심은 많은데 '속 빈 강정'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령 약관에 보장을 남겨 뒀다고 하더라도 배타적사용권 기간이 끝나면 사실상 판매가 사라지고 유명무실해지는 상품들이 적지 않다"며 "국내 보험 시장이 포화돼 독창적인 상품을 내놔도 판매 실적에 잘 연결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는 더 많은 '특허 상품'이 없어진 거나 다름없는 상태라는 겁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설계사가 '특허받은 상품'이라고 홍보해 가입했는데 정작 사용하다 보니 와닿는 혜택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는 뜻입니다. 배타적사용권 자체가 좋은 상품의 바로미터로 작용해 주는 것이 보험사나 소비자 모두에게 좋은 일이지만, 일단 현재로서는 3년도 안 돼 경쟁에서 밀리는 상품이 수두룩한 게 현실입니다.
최미수 서울디지털대학교 세무회계학과 겸 금융소비자학과 교수는 "독점 판매가 가능한 기간이 길지 않고 종료 후 비슷한 상품이 많이 나오다 보니 배타적사용권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지 않은 듯하다"며 "가장 문제는 배타적사용권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의 이익을 증진하는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배타적사용권 기간을 최장 12개월에서 18개월로 연장한) 협회 협정 변경 인가안이 금융위원회를 통과했고 현재까지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았다"며 "지금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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