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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없는데 건강보험료 왜 이리 비싸?…확 낮추는 방법

SBS Biz 오정인
입력2026.03.06 15:03
수정2026.03.07 10:08


은퇴 후 노후 생활비를 준비할 때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비용이 있습니다. 바로 건강보험료입니다.



직장에 다닐 때는 보험료의 절반을 회사가 부담하고, 급여에서 미리 공제되기 때문에 실제 부담을 크게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은퇴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직장가입자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서 소득뿐 아니라 재산에도 보험료가 부과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사례를 보겠습니다.

서울 성동구에 시세 15억 원, 공시가격 10억 원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58세 김현식 씨를 가정해보겠습니다. 김 씨는 퇴직 전까지 월급 400만 원을 받던 직장인이었습니다. 당시 건강보험료는 총 28만7600원이었지만 회사가 절반을 부담해 실제 본인이 낸 금액은 월 14만3800원이었습니다.

하지만 퇴직 후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다른 소득은 없고 집 한 채뿐인데도 건강보험료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이 아파트의 재산세 과세표준은 공시가격의 약 60% 수준인 6억 원 정도입니다. 여기서 기본공제 1억 원을 제외하면 약 5억 원이 보험료 산정 대상이 됩니다.

건강보험공단은 이 재산을 월 200만 원대의 소득 능력으로 환산합니다. 여기에 보험료율 7.19%를 적용하면 실제 고지되는 건강보험료는 월 18만 원에서 23만 원 수준입니다.

월급은 0원이 됐지만 보험료는 오히려 월 5만~7만 원 늘어난 셈입니다. 재직 시절보다 약 39% 증가한 수준으로, 연간으로 따지면 60만~80만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합니다.

결국 지역가입자에게 집은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매달 보험료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셈입니다.

건보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재산과 소득 관리가 중요합니다.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는 주택과 건물, 토지 등 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정됩니다. 무주택자의 경우 전세나 월세 금액이 기준이 됩니다.

다만 작년 2월 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으로 자동차는 보험료 산정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부동산 공시가격이나 전·월세 기준금액이 6억 원 이하라면 ‘주택금융부채 공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주택 구입이나 임차를 위해 받은 대출금 일부를 재산에서 공제해주는 제도입니다.

금융소득 관리도 중요합니다. 예금 이자나 주식 배당 등 금융소득이 연간 1000만 원 이하라면 건보료 산정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1000만 원을 단 1만 원이라도 넘기면 전체 금액이 부과 대상이 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연금저축이나 개인형퇴직연금, IRP 같은 상품을 활용한 노후 자산 관리를 권하고 있습니다. 개인이 납입한 연금저축과 IRP는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은퇴 후 건보료 부담을 줄이는 가장 유리한 방법은 직장가입자인 자녀 등의 피부양자로 등록되는 것입니다. 보험료를 따로 내지 않으면서 건강보험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연간 소득이 2000만 원을 넘지 않아야 하고, 재산세 과세표준 기준 재산도 9억 원 이하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피부양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건강보험 임의계속가입 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퇴직 후 최대 3년 동안 직장 재직 시 수준의 보험료를 유지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전문가들은 은퇴 이후 건강보험료 부담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는 만큼, 노후 설계를 할 때 미리 소득과 자산 구조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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