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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걸리면 내돈은?…내돈 0원 되는 것 막으려면

SBS Biz 신현상
입력2026.03.06 14:12
수정2026.03.07 10:11

국내 치매 환자의 자산 규모가 154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른바 '치매머니'입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자산 관리와 보안 문제까지 함께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부가 처음 실시한 전수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치매머니 규모는 약 154조 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6.4% 수준입니다. 치매 환자는 약 124만 명이며, 이 가운데 자산을 보유한 사람은 76만 명으로 전체의 61%에 달합니다. 



특히 자산 구조를 보면 부동산 비중이 압도적입니다. 전체 치매 자산 중 부동산이 74.1%로 약 114조 원을 차지하고, 금융자산은 21.7%로 약 33조 4천억 원 수준입니다. 

문제는 치매가 진행되면 자산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집과 토지 비중이 큰 만큼 환자의 의사결정이 어려워질 경우 매매나 임대, 상속, 대출 같은 자산 관련 의사결정도 함께 멈출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 다른 위험은 자산 동결이 아니라 자산 유출입니다. 판단력이 약해진 틈을 노린 금융 사기나 무단 사용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치매 환자 계좌에서 10억 원 이상을 빼돌린 사건도 발생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치매머니 문제는 세대별로 다르게 체감됩니다. 노년층에게는 건강 문제와 동시에 '내 자산을 지키는 문제'로 다가오고, 자녀 세대에게는 증여·상속 과정에서의 보안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치매머니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최소 세 가지는 미리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첫째는 자산 정보 문서화입니다. 통장, 계좌, 부동산, 보험, 비밀번호 등 자산 관리의 ‘열쇠’가 어디 있는지 가족이 알 수 있도록 정리해 두는 것입니다. 치매가 발생하면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관리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정보 공백이 가장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는 신탁과 후견 제도의 사전 준비입니다. 

치매가 발생한 이후에는 자산 관리 계약을 체결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건강할 때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최근 금융권에서도 치매 대비 신탁 상품이 확대되고 있으며 정부 역시 민간 신탁 활성화와 신탁 재산 범위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셋째는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 확인입니다. 

올해 4월부터 시행되는 이 제도는 치매로 자산 관리가 어려워진 사람의 필수 지출이 끊기지 않도록 돕는 공공 지원 서비스입니다.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는 치매 환자의 자산 일부를 신탁 방식으로 관리해 병원비, 약값, 간병비, 공과금 등 필수 생활비가 정상적으로 지급되도록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치매 진단을 받은 고령자가 통장 관리가 어려워 자동이체가 끊기거나 지출 관리가 혼란스러워진 경우, 자산 일부를 신탁으로 맡기면 국민연금공단이 생활비와 의료비 집행을 지원합니다.

또 치매 환자의 판단력이 약해진 상황을 악용해 "도장만 찍어 달라"거나 "휴대전화 인증만 해 달라"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금융 사기를 예방하는 장치 역할도 합니다다.

지원 대상은 기초연금 수급권자나 경제적 학대 위험이 있는 고령층이 우선이며, 2026년에는 약 750명을 목표로 제도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다만 이 서비스는 투자나 수익을 늘리는 재테크 상품이 아니라, 치매로 인해 자산이 멈추거나 유출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복지·보호 성격의 제도입니다.

한편 치매머니 규모는 고령화와 함께 빠르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정부는 2050년에는 치매 관련 자산이 약 488조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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