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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폭탄' 위법, '이란폭격' 합법?…"의회 승인 어디갔나"

SBS Biz 정광윤
입력2026.03.06 12:09
수정2026.03.07 07:00

[이란 공습을 위해 이동중인 이스라엘 공군의 F-16 전투기 편대 (이스라엘군 제공=연합뉴스)]

지난달 '과세는 의회 고유 권한'이라는 미 대법원 판결이 나온 가운데, '전쟁선포' 권한을 둘러싼 공방도 가열되고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행보가 트럼프 행정부의 독단적인 군사행동을 가능하게 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현지시간 5일 상원에 이어 '전쟁권한 결의안'을 찬성 212표, 반대 219표로 부결시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의회 승인 없는 이란 공격에 제동을 걸려는 시도가 무산된겁니다.

민주당과 더불어 결의안을 주도한 공화당 소속 토머스 매시 의원은 "헌법에 따라 전쟁을 시작할 권한은 전적으로 의회에 있으며, 의회는 장병들에게 명확하게 정의된 임무를 부여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공화당 소속 랜드 폴 상원의원 역시 올초 "(이란 폭격에는) 헌법상 걸림돌이 있다"며 "헌법은 대통령이 마음 내키는 대로 국가를 폭격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대통령은 의회를 통해 국민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미 연방헌법에 따르면 전쟁선포 권한은 의회에 있지만, 선전포고 절차를 밟은 건 지난 1942년 2차 세계대전 때가 마지막입니다.

이후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은 모두 선전포고 없이 시작됐습니다.

특히 미국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베트남전에서 철수한 1973년엔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지면서 ‘전쟁권한법’이 통과됐습니다.

전쟁권한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적대 행위에 돌입한 후 48시간 이내에 의회에 통보해야 하며, 이후 60일 동안 군사 작전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그 이상 작전을 지속하기 위해선 의회 승인이 있어야 하고, 해당기간 내 무력사용을 막는 결의안이 통과되면 적대행위는 공식적으로 불법입니다.

이와 관련해 노아 펠드먼 하버드 법대 교수는 블룸버그에 기고한 칼럼에서 "전쟁권한법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캄보디아와 라오스를 불법적으로 폭격하여 베트남 전쟁의 범위를 크게 확대했기 때문에 통과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법 제정 이후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습니다.

지난 1999년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60일의 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2주 동안 코소보 폭격을 계속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리비아 폭격이 적대행위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법적 입장을 취하며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습니다.

"공격이 공중에서 이루어졌으며 따라서 미군 노출이 제한적이었고, 확전 위험 또한 제한적이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펠드먼 교수는 이에 대해 "이런 입장 하에서 대통령의 일방적인 전쟁 발발은 사실상 합법화된 것"이라며 "트럼프의 이란 공격은 이것이 왜 역사적인 실수였는지를 정확히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 나라를 폭격하고 그 나라의 지도자를 제거하는 것은 헌법은 물론 국제법상으로 전쟁 행위"라며 "통치자가 도덕적으로 혐오스러운 인물이든, 미국의 오랜 적이든 간에 마찬가지"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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