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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버티기' vs. 美 '조기종료'…이란 사태 어디로 가나?

SBS Biz 정광윤
입력2026.03.06 10:48
수정2026.03.06 11:09

[앵커]

미국이 이란을 쳤습니다.

이란은 최고 지도자를 잃었고, 역대 최대 보복을 선언했습니다.

첫 공습 이후 이제 일주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중동 시아파 맹주국에 불이 붙었으니, 거대한 변화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당장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경제적 파장이 큽니다.

정광윤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공습 시점으로 돌아가보죠.

평화롭던 주말이 일순간 긴장감으로 채워졌어요?

[기자]

이란 입장에선 미리 알아도 막기 어려운 대규모 공습이 기습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8일 오전 7시 30분, 이스라엘 전투기 2백여 대가 이륙하며 '포효하는 사자' 작전이 개시됐습니다.

이어 9시 40분, 전투기에서 발사된 미사일 수십 개가 가장 먼저 이란 고위층들에게 날아들었습니다.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거처에만 무려 30발이 쏟아졌는데요.

이란 국방장관과 혁명수비대 사령관 등 군수뇌부 들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미군이 '장대한 분노' 작전을 개시한 건 그 직후인 오전 9시 45분입니다.

인근 항공모함 두 척과 기지들에서 100대 넘는 항공기가 날아올랐습니다.

토마호크 미사일과 폭격기들은 이란 탄도미사일 기지 등 1000개 이상의 표적을 제거해 나가면서 반격할 역량을 상당 부분 꺾어버렸습니다.

[앵커]

이란 수뇌부가 어쩌다 이렇게 한꺼번에 당한 겁니까?

[기자]

예상하기 어려운 시점에 공격이 시작됐습니다.

이스라엘이 이란 지도부 '일망타진'을 최우선 목표로 해가 뜬 아침 시간에 공습을 감행하자 빈틈을 제대로 찔린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공습이 예상될 때면 밤마다 벙커로 내려갔습니다.

올초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에서도 그랬듯 기습공격은 어둠을 틈타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첩보망에 2월 28일 낮, 하메네이가 자택에 있을 것이고,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 이란 고위급들이 회의를 위해 모인다는 정보가 입수됐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미 이란 수도 테헤란 전역 교통카메라를 해킹해 주요 인사들 위치를 손바닥 보듯 들여다보고 있었는데요.

"이번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설득을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이번 작전을 시작하면서 미국은 장기전도 염두에 둔 것처럼 보이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작전기간이 4~5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다음 날 소셜미디어에 "미국은 현재 (무기) 비축량만으로 전쟁을 '영원히' 매우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글도 올렸는데요.

"미군 미사일 재고가 떨어지고 있고, 현재 중동에 배치된 전력으로는 이란의 전방위적 보복을 지속적으로 막아내기 어렵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를 반박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지상군에 대한 울렁증이 없다.

더 큰 것이 곧 다가온다"면서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시사했는데요.

이란 정권과 사이 나쁜 쿠르드족 민병대와 손잡고 지상전에서 이들을 앞세우는 방안을 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르드족 참전에 "훌륭한 일이고 전적으로 찬성한다"며 치켜세우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란은 장기전으로 가려는 모습이죠?

[기자]

사실상 '혼자 죽진 않겠다'며 물귀신 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맹세력인 헤즈볼라와 합세해 이스라엘은 물론이고 사우디,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 등에 있는 미군기지와 민간·에너지시설까지 드론·미사일 공격을 퍼붓고 있는데요.

제공권, 제해권을 빼앗겨 불리하더라도 진흙탕 싸움으로 미국에 군사적, 경제적 부담을 안기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이란이 전선을 걸프 지역 전체로 넓히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보유한 값비싼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소진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며 '체제 생존'을 위해 버티는 게 최종 목표라고 분석했는데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국영방송에서 "중동의 군사·경제 인프라를 완전히 파괴할 준비가 됐다"는 성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양측 피해는 얼마나 되나요?

정확한 집계가 어렵죠?

[기자]

지난 5일 기준 로이터가 인용한 비영리단체 집계에 따르면 폭격을 받은 이란 측에선 최소 1000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레바논에서도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 공습에 77명이 숨졌습니다.

미군 사망자는 6명인데요.

이스라엘의 경우 군 사상자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사일공격으로 민간인 1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밖에 드론 공격에 맞서던 쿠웨이트가 미군 F15 전투기 3대를 오인 격추하는 등의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앵커]

이 와중에 이란이 대화를 시도했다는 보도도 나왔어요?

[기자]

뉴욕타임스는 이란 정보당국이 공습 다음날 제3국을 통해 미 CIA에 "분쟁종식 조건을 논의하자"며 물밑접촉을 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 소셜미디어에 "이란은 대화를 원하지만 너무 늦었다"는 글을 올리는 등 회의적인 분위기입니다.

공습에 앞장선 이스라엘 역시 이란이 재기불능이 될 때까지 더 두들겨야 한다고 요구하며 협상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란도 협상설에 대해 "거짓이자 심리전"이라며 공개적으론 일축하고 있는데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NBC에 "휴전을 요청하고 있지 않다.

협상할 이유가 없다"며 "미국과 두 번 협상했지만 매번 협상 도중 공격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앵커]

시장에 미친 영향도 살펴보죠.

당장 국제유가가 크게 흔들렸죠?

[기자]

WTI는 지난 5일 장중에 공습 직전에 비해 21% 수준까지 급등했습니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도 약 16%까지 뛰었는데요.

전 세계 원유 수송량 약 4분의 1이 지나는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막혔기 때문입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2일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이 "한동안 유가가 높아도 전쟁 끝나면 떨어질 것"이라며 안이한 태도를 보이자 가격은 더 치솟았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 해군이 유조선을 호위하고 보증·보험을 지원하겠다"면서 황급히 진화에 나섰는데요.

그럼에도 유조선 운임이 보름새 3배나 뛰고, 해협에서 떨어진 페르시아만 안쪽에 정박한 배까지 불타면서 불안감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기면서 전 세계 물가상승률을 최대 0.7%p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이런 불안정한 시기엔 안전자산이 주목받는데, 이상하게 금값은 크게 움직이지 않았어요?

[기자]

금값은 지난달 온스당 5200달러선에서 공습 이후 5400달러대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불과 하루 만에 5천 달러 초반까지 수직낙하하면서 며칠새 가격이 널뛰기를 했는데요.

안전자산 수요가 금에 이어 달러로 대거 몰렸기 때문입니다.

금이 주로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다른 통화 보유자들에게 금값을 더 비싸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일 블룸버그는 "달러 가치가 이번 주 1.3% 상승했다"며 "전쟁 불안이 고조되면서 궁극적인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되찾았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후엔 이번 분쟁이 예상보다 빠르게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고개를 들면서 금과 달러 모두 변동폭이 줄었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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