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농지 전수조사…'수도권 투기위험군' 집중 조사한다
SBS Biz 지웅배
입력2026.03.02 11:22
수정2026.03.02 11:27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농지가 투기 대상이 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하고자 그 소유자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전수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수도권 중심의 농지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농업경영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입니다.오늘(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전수조사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매년 일부 농지를 대상으로 이용 실태를 조사하고 있으나 전체 농지를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지 전수조사를 위한 준비 작업을 하면서, 농지법 위반과 관련한 종합적 전수조사로, 특히 투기 위험군을 강도 높게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부동산이 문제로 농지도 투기 대상이 돼 가격이 비싸다면서 농지 전수조사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위법 행위에 대해 농지 처분명령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농지가 너무 비싸 귀농도 어렵다면서 땅값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주택자 경고와 맞물려 농지 전수조사 예고에 농지 매물도 쏟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헌법에는 '국가가 농지에 관해 경자유전(농사짓는 사람이 농지를 소유한다)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농지법에서는 농지의 취득·소유를 엄격히 제한합니다. 농지법에는 '농지는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소유·이용돼야 하며 투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으며 원칙적으로 자신의 농업경영에 이용하는 것이 아니면 농지를 소유하지 못합니다.
다만 상속받은 농지나 8년 이상 농업경영을 하다가 농사를 짓지 않는 경우, 주말·체험 영농 목적인 경우 등에 예외적으로 농지 소유가 인정됩니다. 농지 임대도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60세 이상 농업인이 5년 이상 경작한 농지를 임대할 수 있는 등 예외 규정이 있습니다. 농지법에는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는 농지의 처분 의무 규정도 있습니다. 소유자가 농지를 불법 임대하거나 휴경할 경우 처분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장이 농지 처분을 명령할 수 있습니다.
농식품부는 이번 전수조사에서 농지의 소유·거래·이용·전용 등을 확인할 예정입니다. 농지 소유자의 농업경영 여부를 조사해 무단 휴경이나 불법 임대차 등을 적발할 계획입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농지나 관외 거주자가 취득한 농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봅니다.
지난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신도시 투기 사태로 농지 투기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농지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농업계의 요구가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내부 정보를 이용해 농지를 취득한 LH 직원들은 농지법 위반 등으로 처벌받았습니다. 농식품부는 LH 사태를 계기로 2022년부터 매년 농지 이용 실태 조사를 의무화해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조사 대상은 전체 필지의 10% 수준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이제까지 전수조사하지 않았던 것은 인력과 예산이 제한됐기 때문이라는 게 농식품부 입장입니다.
지난 2019∼2023년 5년간 농지 이용 실태조사에서 7천722명이 농지 처분명령을 받았습니다. 연평균 1천500명이 넘습니다. 처분명령 대상 농지 면적은 917㏊(헥타르·1㏊는 1만㎡)로 여의도 면적(290㏊)의 3배 이상입니다.
그동안은 전수조사가 아니라 농지법 위반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 대상의 표본조사였기 때문에 이번에 전수조사가 이뤄지면 위반 적발 사례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농식품부는 LH 사태를 계기로 지난 2022년부터 농지원부를 농지대장으로 변경해 모든 농지를 농업인이 아닌 필지를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4년에 걸쳐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농지 전수조사를 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졌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습니다.
농식품부는 농지 이용 조사 대상이 대폭 늘어남에 따라 예산도 추가로 확보할 계획입니다. 이번 농지 전수조사는 수도권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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