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카드' 잃은 트럼프…다른 '카드'는 먹힐까?
SBS Biz 정광윤
입력2026.02.27 10:52
수정2026.02.27 11:10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마구 휘두르던 '보검'이 부러졌습니다.
그것도 안방인 미국에서, 믿었던 보수성향의 연방 대법관들이 부러뜨렸는데요.
다른 칼이 있고, 변하는 건 없다면서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심경은 복잡합니다.
이를 바라보는 전 세계의 마음도 불안합니다.
정광윤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대법원이 예상치 못한 시점에, 엄청난 판결을 내렸어요?
[기자]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미 연방대법원은 현지시간 20일 "대통령은 금액·기간·범위 제한 없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엄청난 권한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런 권한을 행사하려면 명확한 의회 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기존 상호관세는 의회 승인 없이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됐는데요.
대법관 9명 가운데 3분의 2가 보수 성향임에도 6명이 '위법' 의견을 내면서 '상호관세는 무효'라는 1·2심 판단이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설마설마했던 최악의 상황이 된 건데, 곧바로 새 관세 카드를 꺼냈어요?
[기자]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걸로도 안 되겠다 싶었는지, 다음 날 곧바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든 국가 세율을 15%까지 올린다"고 예고했습니다.
일단 공식서명한 10% 관세는 미국 현지시간 24일 0시 1분, 우리 시간으론 오후 2시 1분을 기해 발효됐는데요.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일부 국가는 15%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일부'라는 표현이 기존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다른 탓에 내부적 혼선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이번에 발효된 '122조 관세'는 최장 150일간 유지되는데요.
연장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지만 야당인 민주당에서 이미 '안된다'고 못 박았고, 공화당 일각에서도 반대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150일 내에 더 강하고, 오래 유지될 수 있는 관세를 찾아서 효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는 건데, 이게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정연설에서 "곧 새로운 관세 체제를 도입하겠다"며 "전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의회 승인도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시 도입이 가능한 122조 '글로벌관세'로 시간을 벌고, 그 사이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등에 따른 추가 관세 도입준비를 마치겠다는 계산입니다.
특히, 301조는 미 당국이 특정 국가를 조사한 결과 '불공정무역 관행이 있다"고 판단하면 포괄적인 관세를, 세율 제한 없이 매길 수 있는 막강한 무기입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1기 때도 대중관세 부과에 활용된 바 있는데요.
미 무역대표부는 "이미 브라질과 중국에 대한 301조 조사에 착수했고, 과잉생산 능력을 지닌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조사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대미흑자를 내는 우리나라 역시 조사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자]
무역확장법 232조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품목에 대통령이 관세를 매길 권한을 부여합니다.
관련 조사를 담당하는 상무부가 이미 지난해부터 반도체와 로봇, 의약품 등 분야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상무부가 배터리, 주철, 전력망, 통신장비 등 6개 품목 추가 조사를 검토 중"이라며 "철강, 알루미늄 등 관세 대상 원자재가 사용된 제품에 전체 가격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232조 관세를 부과하려면 장기간 사전조사가 필요하지만 당국이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전했는데요.
"트럼프식 관세 체계를 재정립하는데 '두 달 정도'면 될 것"이라는 무역대표부 대표 발언도 나왔습니다.
[앵커]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얘기네요.
당장 새 글로벌 관세 적용에 따라 뭐가 달라졌나요?
[기자]
미국 평균 실효관세율이 16%에서 13.7%로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일대 연구소는 약 5개월 뒤 글로벌 관세 기한이 만료되면 9.1%까지 더 내려갈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미 미국과 낮은 관세율로 합의한 나라들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된 상황인데요.
파이낸셜타임즈는 "브라질과 중국 등 당초 트럼프 행정부가 고율관세로 겨냥한 국가들이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보고, 유럽과 일본, 한국 등 동맹국들은 추가 부담을 안을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이번 상황에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당장 유럽연합이 미국과 체결한 무역합의 승인 표결을 미뤘습니다.
유럽의회는 "(미국 관세정책에) 명확성, 안정성, 법적 확실성이 재확립될 때까지 보류하겠다"는 성명을 내놨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유럽연합 차원에서 (초강경 대응이) 필요하면 끝까지 반대하진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무역 바주카포'라고도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을 경고한 건데요.
상품은 물론 서비스, 투자, 금융까지 EU시장에 대한 접근을 전방위적으로 제한하는 조치입니다.
인도의 경우 무역 협상단이 막바지 논의를 위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취소한 상태입니다.
[앵커]
하지만, 모든 나라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나라든 대법 판결로 장난치려 한다면 더 높은 관세를 마주할 것"이라며 엄포를 놨기 때문입니다.
국정연설에서도 "모든 국가와 기업이 이미 체결한 협정을 유지하기를 원한다"며 "새로 합의하는 게 훨씬 더 나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 국가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우리 정부와 여당은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처리가 우선"이라며 눈에 띄는 행동은 자제하기로 했습니다.
유일하게 중국만 할 말을 하고 있는데요.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일방적 관세를 철회하며 추가 부과하지 않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301조 조사로 문제를 일으켜선 안 된다"면서 "다가오는 미중 협상에서 솔직히 얘기하자"고 했습니다.
이를 두고 '상호관세 위법 판결이 중국의 협상력을 키웠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기존 상호관세가 위법 판결을 받으면서 환급 문제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대법원이 환급에 대한 판단은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히 복잡하게 됐습니다.
누가, 얼마를, 언제 돌려받게 될지, 전혀 예측이 안 되는데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은 환급 규모가 최대 1750억 달러, 우리 돈 약 25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환급소송을 제기한 기업이 1500개가 넘고, 대법 판결 이후엔 페덱스를 비롯해 더 늘어나는 추셉니다.
심지어 뉴욕주지사는 관세 때문에 지난해 가계 평균 1750달러의 추가비용이 발생했다며 이에 대한 환급도 촉구했습니다.
민주당에선 '정부는 업체들에게, 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각각 관세를 의무 환급하라'는 법안까지 발의한 상태입니다.
기한을 180일 내로 못 박고, 이자까지 쳐서 지급하라는 건데요.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환급과 관련해 "하급 법원의 판결을 따를 것"이라며 서두를 계획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감안할 때 트럼프 행정부가 의도적으로 절차적, 비용적 부담을 키워서 환급 문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구 휘두르던 '보검'이 부러졌습니다.
그것도 안방인 미국에서, 믿었던 보수성향의 연방 대법관들이 부러뜨렸는데요.
다른 칼이 있고, 변하는 건 없다면서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심경은 복잡합니다.
이를 바라보는 전 세계의 마음도 불안합니다.
정광윤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대법원이 예상치 못한 시점에, 엄청난 판결을 내렸어요?
[기자]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미 연방대법원은 현지시간 20일 "대통령은 금액·기간·범위 제한 없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엄청난 권한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런 권한을 행사하려면 명확한 의회 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기존 상호관세는 의회 승인 없이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됐는데요.
대법관 9명 가운데 3분의 2가 보수 성향임에도 6명이 '위법' 의견을 내면서 '상호관세는 무효'라는 1·2심 판단이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설마설마했던 최악의 상황이 된 건데, 곧바로 새 관세 카드를 꺼냈어요?
[기자]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걸로도 안 되겠다 싶었는지, 다음 날 곧바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든 국가 세율을 15%까지 올린다"고 예고했습니다.
일단 공식서명한 10% 관세는 미국 현지시간 24일 0시 1분, 우리 시간으론 오후 2시 1분을 기해 발효됐는데요.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일부 국가는 15%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일부'라는 표현이 기존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다른 탓에 내부적 혼선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이번에 발효된 '122조 관세'는 최장 150일간 유지되는데요.
연장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지만 야당인 민주당에서 이미 '안된다'고 못 박았고, 공화당 일각에서도 반대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150일 내에 더 강하고, 오래 유지될 수 있는 관세를 찾아서 효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는 건데, 이게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정연설에서 "곧 새로운 관세 체제를 도입하겠다"며 "전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의회 승인도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시 도입이 가능한 122조 '글로벌관세'로 시간을 벌고, 그 사이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등에 따른 추가 관세 도입준비를 마치겠다는 계산입니다.
특히, 301조는 미 당국이 특정 국가를 조사한 결과 '불공정무역 관행이 있다"고 판단하면 포괄적인 관세를, 세율 제한 없이 매길 수 있는 막강한 무기입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1기 때도 대중관세 부과에 활용된 바 있는데요.
미 무역대표부는 "이미 브라질과 중국에 대한 301조 조사에 착수했고, 과잉생산 능력을 지닌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조사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대미흑자를 내는 우리나라 역시 조사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자]
무역확장법 232조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품목에 대통령이 관세를 매길 권한을 부여합니다.
관련 조사를 담당하는 상무부가 이미 지난해부터 반도체와 로봇, 의약품 등 분야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상무부가 배터리, 주철, 전력망, 통신장비 등 6개 품목 추가 조사를 검토 중"이라며 "철강, 알루미늄 등 관세 대상 원자재가 사용된 제품에 전체 가격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232조 관세를 부과하려면 장기간 사전조사가 필요하지만 당국이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전했는데요.
"트럼프식 관세 체계를 재정립하는데 '두 달 정도'면 될 것"이라는 무역대표부 대표 발언도 나왔습니다.
[앵커]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얘기네요.
당장 새 글로벌 관세 적용에 따라 뭐가 달라졌나요?
[기자]
미국 평균 실효관세율이 16%에서 13.7%로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일대 연구소는 약 5개월 뒤 글로벌 관세 기한이 만료되면 9.1%까지 더 내려갈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미 미국과 낮은 관세율로 합의한 나라들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된 상황인데요.
파이낸셜타임즈는 "브라질과 중국 등 당초 트럼프 행정부가 고율관세로 겨냥한 국가들이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보고, 유럽과 일본, 한국 등 동맹국들은 추가 부담을 안을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이번 상황에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당장 유럽연합이 미국과 체결한 무역합의 승인 표결을 미뤘습니다.
유럽의회는 "(미국 관세정책에) 명확성, 안정성, 법적 확실성이 재확립될 때까지 보류하겠다"는 성명을 내놨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유럽연합 차원에서 (초강경 대응이) 필요하면 끝까지 반대하진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무역 바주카포'라고도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을 경고한 건데요.
상품은 물론 서비스, 투자, 금융까지 EU시장에 대한 접근을 전방위적으로 제한하는 조치입니다.
인도의 경우 무역 협상단이 막바지 논의를 위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취소한 상태입니다.
[앵커]
하지만, 모든 나라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나라든 대법 판결로 장난치려 한다면 더 높은 관세를 마주할 것"이라며 엄포를 놨기 때문입니다.
국정연설에서도 "모든 국가와 기업이 이미 체결한 협정을 유지하기를 원한다"며 "새로 합의하는 게 훨씬 더 나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 국가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우리 정부와 여당은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처리가 우선"이라며 눈에 띄는 행동은 자제하기로 했습니다.
유일하게 중국만 할 말을 하고 있는데요.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일방적 관세를 철회하며 추가 부과하지 않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301조 조사로 문제를 일으켜선 안 된다"면서 "다가오는 미중 협상에서 솔직히 얘기하자"고 했습니다.
이를 두고 '상호관세 위법 판결이 중국의 협상력을 키웠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기존 상호관세가 위법 판결을 받으면서 환급 문제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대법원이 환급에 대한 판단은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히 복잡하게 됐습니다.
누가, 얼마를, 언제 돌려받게 될지, 전혀 예측이 안 되는데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은 환급 규모가 최대 1750억 달러, 우리 돈 약 25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환급소송을 제기한 기업이 1500개가 넘고, 대법 판결 이후엔 페덱스를 비롯해 더 늘어나는 추셉니다.
심지어 뉴욕주지사는 관세 때문에 지난해 가계 평균 1750달러의 추가비용이 발생했다며 이에 대한 환급도 촉구했습니다.
민주당에선 '정부는 업체들에게, 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각각 관세를 의무 환급하라'는 법안까지 발의한 상태입니다.
기한을 180일 내로 못 박고, 이자까지 쳐서 지급하라는 건데요.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환급과 관련해 "하급 법원의 판결을 따를 것"이라며 서두를 계획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감안할 때 트럼프 행정부가 의도적으로 절차적, 비용적 부담을 키워서 환급 문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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