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집값·주가 올랐지만…소비증가 효과 약해져"
SBS Biz 이정민
입력2026.02.27 06:42
수정2026.02.27 06:43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늘고 부동산·주식 등 자산 가격도 뛰고 있지만, 이런 호조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는 과거보다 약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은 어제(26일) 공개한 '과거 회복기에 비춰본 현 소비 국면 판단과 전망' 보고서에서 "(2000년대 이후 다섯 차례의 민간 소비 회복기와 비교해) 현재 우리나라 경제가 구조적 취약성에 더 크게 노출됐다"며 "소득·자산가격 등 거시여건 개선이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파급 효과가 이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산업 간 불균형 때문에 수출 확대가 가계 소득과 소비 증가로 연결되는 경로가 약해졌습니다.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부문의 자본 집약도와 생산 과정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전·후방 연관 효과가 작고,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반도체 중심의 성장 혜택은 산업 구조상 대기업·고소득층에 집중될 가능성이 큽니다. 소득 5분위(상위 20%) 고소득층의 한계소비성향(MPC·새로 늘어난 가처분 소득 가운데 소비되는 금액의 비율)은 약 12%로 전체 평균(18%)의 약 3분의 2분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최근 수출 호조의 소비 파급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뜻입니다.
자산 가격 상승이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길도 좁아졌습니다.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부동산의 경우, 자산 가치 상승은 부채 확대를 동반합니다. 결국 원리금 상환 부담이 '부(富)의 효과'를 제약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강세인 주식의 자산 효과도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입니다.
주식·채권·펀드 자산(주식 75%·채권 10% 등 가정)의 한계소비성향은 과거 평균 약 1% 수준으로, 작년 10월 이후 시가총액 증가분과 개인투자자 보유 비중 등에 이를 적용하면 이론상 올해 민간소비 제고 효과가 산술적으로 0.5%포인트(p)에 이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증시는 반도체 기업의 실적 기대 조정에 따라 변동성이 커 평가 이익이 영구적 가처분소득 증가로 인식되기 어렵다. 더구나 주가 상승 영향이 고소득층에 집중된 점도 문제입니다. 고소득층의 주식·채권·펀드 자산 한계소비성향 역시 0.8%로 전체 평균을 밑돌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수출 호조 등 거시 지표의 반등으로 가계의 단기 경기 전망은 개선됐더라도, 인구 변화 등 구조적 제약 요인으로 중장기 성장에 대한 가계의 인식이 여전히 보수적인 현실도 소비 회복 기대를 떨어뜨리는 요인입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민간소비는 지난해 1분기를 저점으로 빠르게 반등해 올해부터 '점진적 개선형' 회복기에 진입할 것"이라며 "누적된 금리인하 효과,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 주식시장과 소비심리 호조 등은 향후 소비 회복세를 지속할 요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아울러 "다만 여건 개선의 소비 파급 경로가 약해진 점을 고려하면 향후 증가세가 과거와 비교해 비교적 완만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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