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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 빠진 골프존, 대법서 "저작권 침해"…손해배상 얼마?

SBS Biz 서주연
입력2026.02.26 14:01
수정2026.02.26 14:23


국내외 골프 코스 설계사들이 국내 1위 스크린골프 업체 골프존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대법원이 설계사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6일 미국 소재 골프 코스 설계사와 오렌지엔지니어링, 송호 골프디자인, 골프플랜 등 국내 설계사 3곳이 골프존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원고 측은 골프존이 국내외 여러 골프 코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영상을 활용해 스크린골프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제작한 것이 자사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골프 코스가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인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골프존 측은 골프 코스 설계 도면에는 창작성이 없어 저작물로 볼 수 없으며, 설령 저작권이 인정되더라도 그 권리는 설계사가 아닌 골프장 건축주에게 귀속된다고 맞섰습니다.

1심은 골프 코스에 저작자의 창조적 개성이 발현돼 있다며 설계사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러나 2심은 골프 코스의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1심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2심 재판부는 골프 코스의 형태와 배치가 경기 규칙과 국제 기준, 지형 조건, 부지 형상 등 다양한 제약 아래 기능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고, 일부 차별성이 존재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창작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반면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골프 코스 설계자가 경기 규칙과 지형적 제약을 고려하더라도 다양한 구성 요소를 선택·배치·조합해 다른 코스와 구별되는 창조적 개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대법원은 실용적·기능적 요소로 인해 표현에 일정한 제약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골프 코스의 창작성을 일률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각 골프 코스의 구성 요소가 단순 모방이 아니고 설계자의 독자적 표현이 담겨 있다면, 기존 코스와 구별되는 창조적 개성을 가진 저작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골프 코스 설계의 저작물성을 인정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향후 관련 업계와 지식재산권 분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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