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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담합' 내주 심판대 올린다…공정위 일정 통보

SBS Biz 이정민
입력2026.02.26 05:55
수정2026.02.26 05:56

[교육 당국이 교복 가격을 바로잡기 위해 전국 학교를 상대로 한 교복비 전수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2월 23일 관내 학교와 졸업생에게 교복을 기증받아 필요로 하는 주민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서울 송파구 '나눔교복매장'을 찾은 학부모가 교복 등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학기를 앞두고 교복값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3년 전 발생한 교복 담합 사건을 심판대에 올립니다. 당국의 단속과 제재에도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교복 담합'에 경종을 울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오늘(26일) 소식통에 따르면 공정위는 내달 6일 열리는 소회의에 광주 지역 교복 사업자들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사건을 의안으로 올려 심의하겠다고 관계자에게 일정을 통보했습니다.
    
주요 교복 브랜드 대리점 운영자나 교복점 개인사업체 등 사업자 30여명이 광주 중·고교 대부분의 교복 입찰에 담합했다는 의혹을 샀던 사건입니다.


    
소회의에서는 2023년 무렵 광주시 소재 중·고교 교복 구매 입찰에 앞서 낙찰자와 들러리 입찰자 등을 밀약하고 실행했다는 의혹의 사실관계를 판단하고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애초에 적발된 이들은 30여명이었지만 연루된 사업자 일부가 폐업해 실질적인 피심인은 30명에 다소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비록 3년 전 사건이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고가 교복이) 부모님의 '등골 브레이커'라고도 한다더라"며 "대체로 수입하는 게 많은데 그렇게 비싸게 받는 게 온당한지, 만약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대책을 세울지 검토해달라"고 주문한 상황이어서 공정위의 심판 결과가 주목됩니다.
    
사건을 조사해 소회의에 회부한 심사관은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해달라는 조치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이 사건에 연루돼 공정거래법 위반 및 형법상 입찰방해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31명 가운데 29명에게 법원이 300만∼1200만원씩의 벌금형을 확정한 점에 비춰보면 소회의에서도 담합 행위가 인정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공정위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 처분을 하는지가 담합의 고리를 끊고 교복 시장의 질서를 바로잡는 키가 될 전망입니다.
    
공정위가 사건 처리를 완료하기도 전에 '광주에서는 교복 담합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될 정도로 담합은 고질적입니다.
    
이 지역 교육사회단체인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 최근 발표한 '2026학년도 광주지역 중고교 교복 입찰 현황'에 따르면 낙찰자 투찰률 90% 이상인 광주지역 중고교는 12곳(고교 8곳·중학교 4곳)이었습니다.
    
낙찰자 투찰률은 입찰 금액을 예정가격으로 나눈 비율인데,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낙찰된 교복 가격이 학교가 제시한 예정가에 근접했다는 의미입니다. 즉, 낙찰받기 위한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다는 것이라서 담합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교복은 지역별·학교별로 시장이 구분되는 경우가 많아 담합 사건을 적발해 제재하더라도 직접 효과가 미치는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전국 각지의 교복 입찰을 공정위가 전부 감시·조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심사관 측은 이번 심판에서 '일벌백계'(一罰百戒·한 사람에게 벌을 줘서 백 사람에게 경계심을 불러일으킨다) 전략을 택할 계획입니다.
    
특정 지역에서 벌어진 담합을 심판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공정위가 어떻게 판단하고 처분하는지가 전국 각지의 교복 사업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점을 소회의에서 적극적으로 설명해 따끔한 처분을 구한다는 것입니다.
    
공정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교복 사업자 중에는 (나눠먹기식 입찰이) 같이 먹고 사는 것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있다"며 밀약하는 게 시장 질서를 해치고 민생에 부담을 주는 행위라는 인식을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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