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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코인 직격탄' 1천800억 펑크...빗썸, 부랴부랴 1천300억 동원했다

SBS Biz 이민후
입력2026.02.25 15:55
수정2026.02.25 16:58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최근 발생한 이른바 '유령코인' 오지급 사고 직후 계열사를 통해 약 1천300억원 규모의 달러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를 동원해 수습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고 과정에서 발생한 비트코인(BTC) 부족 물량을 단기간에 맞추기 위한 조치입니다.

오늘(25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7일 계열사인 빗썸파트너스로부터 테더 9천만개(약 1천333억원)를 양수했다고 공시했습니다. 회사 측은 거래 목적을 "가상자산 매수를 통한 유동성 확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거래는 기존 계약에 따른 콜옵션 행사입니다. 앞서 빗썸은 지난해 8월 계열사인 빗썸파트너스와 약 1천240억원 규모의 가상자산 반환채권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풋옵션과 콜옵션을 포함한 구조를 설정한 바 있습니다. 

이번 자산 양수는 오지급 사고 이후 시장에서 매도된 비트코인 물량을 보전하기 위한 대응으로 파악됩니다. 당시 일부 이용자들이 오지급된 비트코인을 매도하면서 빗썸 장부상에는 총 비트코인 1천788개(약 1천800억원) 규모의 수량 불일치가 발생했습니다. 빗썸은 우선 자체 자산으로 장부상 정합성을 맞춘 이후 이용자 동의를 받아 해당 물량의 약 99.7%를 회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금 대신 테더(USDT)…속도·시장 충격 고려
빗썸이 보유 현금이 아닌 테더를 활용해 비트코인을 구매한 것은 가상자산 시장의 결제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입니다. 은행망을 거쳐야 하는 원화와 달리 테더는 즉각적인 전송과 결제가 가능합니다. 비트코인 1천788개를 단기간에 시장에서 재매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테더가 더 빠르고 효율적인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내 원화 시장에서 대규모 비트코인을 한꺼번에 매수할 경우 시세 급등 등 시장 충격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됩니다. 테더를 활용해 해외 거래소나 장외거래(OTC) 시장에서 물량을 확보 가격 변동 영향을 최소화했을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가용 현금 제한적…채권 연계 콜옵션 구조 활용
사고 당시 재무 여건도 이번 콜옵션 행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빗썸의 지난해 3분기 말 별도기준 현금성 자산은 약 3조854억원이지만, 고객 예치금으로 분류된 2조6천205억원을 배제하면 실제 사용 가능한 현금성 자산은 약 4천642억원 수준입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이후 빗썸에이에 지급한 미수금 3천541억원을 제외한다면 실질적인 가용 현금은 1천100억원대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빗썸은 과거 양도했던 가상자산 반환채권과 연계된 콜옵션을 행사해 테더를 확보했습니다. 기존 계약상 권리를 활용해 비교적 신속하게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존 계약에 따른 권리를 행사하는 방식이어서, 당시 가용 현금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비교적 신속하게 집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장부상 채권과 연계된 구조를 통해 계열사를 활용한 내부 유동성 장치를 가동한 셈입니다.

긴박했던 수습 정황…이사회 정족수 미달
이번 거래와 관련한 이사회는 당초 지난 11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정족수 미달로 폐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빗썸은 뒤늦게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기 위해 이사회를 다시 열어 해당 안건을 재상정하고 의결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사전 전략적 판단보다는 사고 대응 과정에서 옵션이 선제적으로 행사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빗썸 관계자는 "오지급으로 일부 고객이 매도한 비트코인 물량을 맞추기 위해 회사 보유 자산과 기존 계약에 따른 권리를 활용해 신속히 정합성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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