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월가, AI금융화 움직임…GPU파생상품·인덱스 개발 추진

SBS Biz 김종윤
입력2026.02.19 15:49
수정2026.02.19 15:52


월가에서 AI 반도체(GPU)와 컴퓨팅 파워를 기반으로 한 파생상품과 담보 채권 등 본격적인 'AI의 금융화(Financialisation)'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국 5대 빅테크 기업의 자본지출(CAPEX)이 7천억 달러(약 1천14조 원)에 달해 석유가스 업계의 투자액 5천7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라며 이제 월가는 이 막대한 하드웨어 자산을 금융 상품으로 구조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현재 GPU가 대출의 담보로 일부 활용되지만 석유나 농산물처럼 선물 옵션 등 리스크를 헤지(회피)할 수 있는 파생상품 시장은 없기에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컴퓨팅 파워(연산력)'를 금융 자산화하기 위해 뛰어들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원크로노스의 경우 202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밀그럼이 설립한 옥셔노믹스와 협력해 오는 6월 '컴퓨팅 파워 경매 시장'을 출범할 예정입니다.

이는 특정 시간 동안 특정 GPU 클러스터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 즉 컴퓨팅 파워를 사고파는 시장을 뜻합니다.

또 다른 스타트업 오른은 엔비디아의 H100 등 주요 칩 가격을 추종하는 지수(인덱스)를 출시했으며 향후 칩 가격 폭락에 베팅하거나 방어할 수 있는 '풋옵션' 상품도 판매할 계획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신뢰할 수 있는 벤치마크 지수와 유동성 있는 파생상품시장이 결합하면 카드 빚이나 주택담보대출을 묶어 채권으로 만드는 것처럼 'GPU 담보부 채권(GPU-backed bonds)' 발행도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는데,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담보물(GPU)의 가치가 순식간에 추락하는 '감가상각(Depreciation)' 위험입니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4년 동안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메타, 오라클 등 빅테크 기업들이 기록할 감가상각 규모가 무려 6천8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신 칩과 10년 전 모델을 비교하는 것은 초음속 제트기와 마차를 비교하는 격"이라며 "기술 진보를 예측할 수 없기에 담보 가치산정이 매우 어렵고, 이는 채권 매입자에게 큰 리스크"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데이터센터는 위치에 따른 물리적 제약이 있어 석유처럼지역 간 차익거래가 쉽지 않다는 점도 한계로 꼽혔음에도 'AI 금융화'가 가져올 과실이 매우 크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습니다.

GPU 파생상품이 활성화되면 기업들은 장비가 구형이 될 위험을 헤지하고 운영에만 집중할 수 있고, 스타트업들은 보유한 칩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하드웨어 경쟁 시대에 금융 인프라의 중요성을 잊기 쉽다"며 "리스크를 가격화하고 분산시키는 미국의 금융 공학 능력은 중국 등 경쟁국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강력한 무기이며 이는 AI 산업 전체의 발전 속도를 가속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김종윤다른기사
철원 양돈농장서 아프리카돼지열병…4천 500여마리 살처분 예정
'26만 운집' 광화문 BTS 공연에 세종문화회관 공연·전시 '올스톱' 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