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 사우디·UAE, 삿대질에 행정보복까지
SBS Biz 송태희
입력2026.02.19 13:39
수정2026.02.19 13:40
걸프 지역 양대 강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예멘과 수단 내전을 계기로 금이 가기 시작한 양국 관계가 이제 중동 정세 전반을 뒤흔드는 불안 요소로 부상했다는 분석까지 서방 언론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8일 시사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UAE를 상대로 사실상의 '행정 보복' 조치가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우디 국경에서 UAE 물류 차량의 통관이 지체되거나, 현지 파견 직원들의 비자 발급이 잇따라 지연되는 등 기업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응해 UAE 기업들은 이달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대규모 방산 박람회에서 철수했으며, 경영진들은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계획 수립에 착수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서방 외교관들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이는 수십년간 긴밀한 동맹관계를 유지해온 양국에 매우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양국 관계는 2023년 수단 내전을 기점으로 급격히 냉각됐습니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가 수단 정부군을 지원한 반면, UAE는 반군인 신속지원군(RSF)에 자금과 무기를 지원했기 때문입니다.
예멘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는 정부군을, UAE는 분리주의 세력인 민병대 남부 과도위원회(STC)를 각각 지원하며 양국의 입장이 엇갈렸습니다.
급기야 작년 12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에서 UAE산 무기 운송 차량을 폭격하고 UAE를 '국가안보 위협' 세력이라고 비난하는 사건까지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갈등은 근본적으로 양국의 외교적 입장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UAE가 소말리아·수단·예멘 등지에서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는 것을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UAE는 명목상의 정부보다 강력한 분리주의 세력과 동맹을 맺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반박하면서입니다.
여기에는 해묵은 지역감정과 자존심 문제도 얽혀 있습니다.
GCC 국가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사우디아라비아는 스스로 걸프 지역의 '맏형'으로 여깁니다. 지난해 사우디 왕실 측 논평가는 UAE를 "반항적인 어린 동생"이라 묘사해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경제·국방 측면에서 사우디에 뒤지지 않는 UAE는 이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며 더 이상 외교정책에서 사우디의 방향을 따르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우디 측은 UAE가 '이스라엘의 이익을 대변하는 꼭두각시'라 비난하고, UAE 측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슬람주의자들에게 휘둘리고 있다'며 맞불을 놓는 식의 신경전이 전개되기도 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양국의 경제적 관계를 고려할 때 전면적인 단절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양국의 사소한 분쟁조차 중동 전체에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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