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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실손 입원비 못 줘요"…큰코 다친 보험사

SBS Biz 이광호
입력2026.02.12 14:51
수정2026.02.15 10:13


백내장 수술의 입원비 지급 문제는 지난 몇 년간 실손보험 관련 분쟁의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 다만 대법원의 잇따른 보험사 승소 판결 이후 올해 이뤄진 하급심 판결은 대부분 보험사가 승소해 왔는데, 최근 이 사안의 반대 사례가 등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무조건 못 받는 줄로만 알았던 백내장 입원비의 실손보험금이 어떤 경우에 지급되는지, 최근 판례들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오늘(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 삼성생명에 대해 환자에게 백내장 수술의 입원비 등 630만원을 실손보험으로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환자 측이 삼성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1심 담양군법원의 판결을 뒤집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겁니다. 판결의 형태는 일부 승소였지만, 환자가 청구한 치료비 815만원 중 실손보험 특약에 규정된 '본인부담금의 90%' 등만을 적용한 금액으로, 사실상 환자의 청구권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이 소송은 판결이 나온 뒤 환자와 삼성생명 사이 합의로 취하돼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례적인 판결로 평가됩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022년과 지난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백내장 치료 입원비를 실손보험에서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백내장 수술이 비교적 안전하고 간단해 통원 치료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이유입니다. 이후 하급심에서도 판결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2024년 의료 파업으로 법원의 의료 감정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특히 지난해 판결이 몰렸습니다. 

법원이 데이터화한 판결문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백내장 수술 입원비와 관련된 소송은 160건에 달했습니다(판결문이 데이터베이스에 오르지 않는 소액 사건 등을 포함하면 전체 소송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2024년의 93건에 비해 72% 급증했습니다. 이들 판결 대부분은 대법원의 판례를 따랐습니다. 백내장 수술과 통원 등에 들어간 비용은 실손보험의 보장 대상이 되지만, 실질적인 자기부담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입원비는 보장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환자 승소' 판결, 뭐가 달랐을까


쏟아진 환자 패소 행렬을 뒤집은 광주지방법원 판결의 근거는 수술 이전의 의무기록과 환자의 기저질환이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입원이 의사의 전문적인 의학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과 원고(환자)가 백내장 수술 이전에도 꾸준히 홍채섬모체염으로 치료를 받아왔던 점 등에 비춰봤을 때 입원치료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특히 의사가 '과거 포도막염 병력 있어 수술 후 급성녹내장이나 안내염 가능하므로 경과관찰 및 빠른 치료 위해 입원후 수술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라고 작성한 의무기록이 주요한 근거가 됐습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A씨는 "스포츠 경기장에 난동꾼이 있다고 해서 무관중 경기를 치르지 않듯이 보험사가 지급 여부를 세세하게 따져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다"면서 "백내장 입원비는 무조건 지급하지 못한다는 원칙을 정해놓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삼성생명은 법원 판단에 대해 "대법원 판결이 있는 상황에서 보험사가 그것을 무시하고 무작정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면서 "지급 결정이 모호한 상황에서 법원의 판단을 구하려 했던 것이고, 고객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온 2심 판결을 존중해 지급을 결정하게 된 사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질적 처치 여부도 '중요 변수'
또 다른 백내장 소송들도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나왔던 판결 중 환자가 입원비를 지급받았고, 이후 항소 절차 없이 그대로 확정된 소송 2건의 판결문을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한 소송은 MG손해보험을 대상으로 환자 3명이 제기해 3명 모두 승소했고, 나머지 소송은 환자 4명이 현대해상을 상대로 제기했는데 1명만 승소했습니다.

MG손보를 대상으로 한 소송에서 재판부는 병원이 환자들의 염증 문제를 확인하거나 인공수정체의 미세한 이탈을 조정하는 등의 처치가 이뤄진 점을 주목했습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 사건 감정의는 수술 이후 환자들이 시간대별로 의학적으로 구체적인 처치나 관리를 받은 것으로 보이고, 적절하고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며 환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현대해상 소송에서 환자들의 판결이 갈린 부분 역시 '실질적 처치' 여부였습니다. 재판부는 염증이 심해 출혈을 막기 위한 압박과 항생제, 스테로이드제 등의 투여가 이뤄진 환자에 대해서만 입원비 지급의 정당성을 인정했습니다. 나머지 특이한 처치가 없었던 환자 3명에 대해서는 "자택에선 치료가 곤란해 최소 6시간 이상 입원해 관찰을 받았어야 하고, 그 증상과 치료 내용 등을 종합해 치료의 실질이 입원치료에 해당해야 한다"며 입원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백내장 수술의 실손보험금 청구는 지난 2019년을 기점으로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717억원이던 관련 보험금 지급은 2020년 7792억원으로 5년 새 354% 급증했습니다. 이후 금융감독원 차원의 보험사기 단속과 보험회사들의 소송전을 거치며 2023년에는 다시 1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험금 지급이 줄면서 사기범도 급감했지만, 앞선 소송에서 보듯 일부 선량한 피해자들이 마땅한 권리를 챙기지 못하는 상황도 누적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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