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큐브인줄 알았는데 짝퉁?…전문가도 속는 K뷰티 가품
SBS Biz 오정인
입력2026.02.10 16:58
수정2026.02.10 17:22
[10일 오전 국회서 열린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반 K-뷰티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상표권 보호 과제' 세미나 참석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BS Biz)]
K-뷰티의 글로벌 성장세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성분과 포장까지 유사한 가품 유통이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기업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소비자에 미칠 피해가 적지 않은 만큼 관련 제도 개선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10일) 국회서 열린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반 K-뷰티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상표권 보호 과제' 세미나에 참석한 신재하 에이피알 부사장은 "과거에는 정품인지 가품인지 한 눈에 알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정밀검사를 해야 가품이 나올 정도로 단속이 어려워졌다"며 가품 기술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신 부사장은 "명품 가품은 소비자가 어느 정도 인지를 하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지만 화장품은 전혀 다르다"며 "정품이라고 믿고, 모른 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현재 가품 생산지는 주로 중국에 집중돼 있고 이를 막기 위해 매달 수천만원을 투자해 현지 법률 대리인, 공안과 함께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며 "작년 한 해에만 수차례가 넘는 단속을 진행했고 체포한 사례도 있었지만, 한국 기업이 해외 공안과 협력해 지속적인 단속을 이어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국내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가품 유통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신 부사장은 "입점하지 않은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에이피알 제품 중 중국 가품을 역직구 형태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입점돼 있지 않으니 플랫폼의 대응이 원활하지 않고, 해당 제품을 삭제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가품이 우후죽순으로 유통되지만, 정작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조치는 마땅치 않습니다. 신 부사장은 "가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저희 CS창구로 문의를 한다. 브랜드사의 책임이 없는데도 위로 차원에서 조치를 해드리게 된다"며 "소비자들이 가품을 구매했을 때 브랜드사가 구제해줄 책임도 없고, 정품으로 교체해줄 의무도 없지만 업계에선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K-뷰티 산업은 우수한 제조·R&D 역량과 한류 확산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대표적인 수출 산업으로 성장해왔습니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114억 달러(약 16조3천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한국은 글로벌 화장품 수출 세계 2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내 화장품의 인기에 해외 시장에서는 한국 브랜드를 교묘하게 위조한 상품들이 확산되며, 브랜드 보호(IP) 부담이 구조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에 따르면, K-뷰티 기업의 지식재산권 침해 피해 규모는 약 1조1천억 원 수준으로 추산되며, 이는 브랜드 신뢰 훼손뿐만 아니라 소비자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어 조속한 제도적 대응이 필요한 과제로 지적됩니다.
김경옥 대한화장품협회 글로벌협력실장은 "기업의 브랜드 침해가 단순히 해당 기업의 피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K뷰티 시장 전체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다"며 "가품에 대한 대응을 현재는 개별 기업들이 감당해야 하는 구조인데, 이를 산업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과제 차원에서 접근해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사전 예방 중심의 지원 강화 ▲현장 대응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구조 설계 ▲기업이 결과를 체감할 수 있는 대응 구조 등을 중심으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코리아 대표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K-뷰티 전체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수출 과정에서 여러 장벽을 마주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신 대표는 "수출을 하기 전에는 역량과 지식 장벽에, 판매 과정에서는 규제와 비용 장벽을 만나고 해외 진출 이후에는 상표권 침해 장벽을 마주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K-뷰티 규제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국가별 인증 기준, 라벨링 문구, 성분 제한, 통관 요건 표준화 등을 모아 중소기업의 실무적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며 "진정한 K-뷰티 브랜드를 검증하는 인증 로고와 브랜드 보호를 위한 디자인 마크 등록 비용 지원 등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범부처 차원의 대응과 법안 발의를 약속했습니다.
임동우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성장과장은 "최근 대통령이 화장품 가품 관련 특단의 대책을 주문해 지식재산처를 중심으로 여러 보호 장치를 정상적으로 가동하면서, 획기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현재 최종 조율 중으로 조만간 구체적인 안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국회 K-뷰티포럼 대표 의원을 맡고 있는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주최, 국회 K- 뷰티포럼과 코딧 글로벌정책실증연구원 주관, 대한화장품협회 후원으로 개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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