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시대 한은의 경고…"요양·화장시설 수급 불균형'"
SBS Biz 이민후
입력2026.02.10 11:53
수정2026.02.10 14:07
[노인요양시설 (CG)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노인요양시설과 화장시설의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지역별 공급 격차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진단이 나왔습니다. 한은은 규제 체계를 정비하고 인센티브 구조를 재검토해 민간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은 경제연구원은 오늘(10일) 'BOK 이슈노트 : 초고령사회와 생애말기 필수산업의 활성화'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습니다.
한은에 따르면 급속한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사망 전 1~2년의 중증 돌봄과 임종 준비가 필요한 생애말기 고령인구가 지난 2001년 14만8천명에서 지난해 29만2천명으로 늘었고, 오는 2050년에는 63만9천명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자녀 수 감소, 1인 가구 증가 등 가족 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장기요양 자산 정리 장례 계획 등 생애 마지막을 설계하는 '웰다잉'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다만 인구밀집도에 따라 수요와 공급 간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가족의 돌봄 부담과 노동시장 이탈이 커지고, 생애말기 환자의 삶의 질도 저하되고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노인요양시설과 화장시설의 수요 증가 속도가 두드러집니다.
노인요양시설의 경우 2008년 이후 중증 돌봄이 필요한 생애말기 고령인구와 일상생활 제약 고령인구가 각각 연평균 3.6%, 4.2% 증가한 데 비해, 입소 현원은 연평균 8% 늘며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는 2051년에는 일상생활 제약 고령인구가 66만7천 명에 달하지만, 입소 현원은 53만3천 명에 그쳐 공급 부족이 예상됩니다.
화장시설 역시 2000년 이후 사망자 수 증가율(연평균 1.5%)보다 화장 건수 증가율(6.0%)이 훨씬 가파르며, 화장률도 2000년 33.5%에서 지난해 94%까지 급등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월평균 적정가동건수보다 실제 화장건수가 많았던 달도 다섯 차례에 달했습니다.
공급의 양적 확대는 이뤄졌지만 질적 개선은 미흡하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노인요양시설의 입소정원은 지난 2008년 이후 연평균 8.4% 증가했으나, 선호도가 높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평가 A·B등급 시설은 38%에 그치고 인력 기준 위반(24.9%), 적정 배설 서비스 미흡(28.5%) 등 기본적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시설도 존재합니다. 이로써 A등급 시설은 1년 이상 대기가 발생하는 반면 하위 시설은 정원 미달을 겪는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은은 수요가 집중된 서울, 부산 등 대도시권과 공급 기반이 취약한 '지역 간 수요-공급 불균형'이 전체 수급 불균형을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지난 2024년 노인요양시설 잔여정원은 서울이 생애말기 고령인구수 대비 3.4%인 반면, 전북은 12.4%로 비교적 여유가 있습니다. 화장시설 가동여력도 서울은 사망자 수 대비 -11.7%로 과부하 상태인 반면, 전북은 11.6%의 여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천명이 사망할 경우 서울은 1천117건을 처리해야 하는 반면, 전북은 884건 수준이라는 의미입니다.
한은은 노인요양시설과 화장시설의 수급 불균형이 법률적·행정적 제약으로 인해 수요가 집중된 지역일수록 비용 대비 공급자의 편익이 낮아지는 '인센티브 불일치'가 나타난다고 바라봤습니다.
노인요양시설은 '일당 정액수가제'로 지역별 부동산 임대료 등을 고려하지 못해 대도시권의 진입 비용이 높은 걸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노인요양시설 1등급( 하루 입원비는 9만3천원입니다 이에 따라 실제로 토지 건물 소유 의무에 따른 기회비용을 고려할 경우 서울은 월 8백만원 적자를, 경남은 2천만원 흑자를 보는 모순이 발생합니다.
화장시설의 경우 민간 진입이 제약돼 전국 62개소 중 61개소가 공설인 구조입니다.
한은은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정부는 관리·감독과 취약계층 지원에 집중하고, 인프라 확충과 서비스 혁신을 민간에 맡겨 수요를 '산업적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노인요양시설의 경우 요양 서비스는 현행과 같이 공적으로 보장하되 토지 건물 소유에 따른 기회비용인 귀속임대료 법정 비급여 항목으로 분리해 이용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은은 귀속임대료 비급여화는 공적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높이고 한정된 재원을 임대료·보전 대신 서비스 질 개선과 취약계층에 집중해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어 일부 이용자의 부담을 보완하기 위해 '사전 저축 제도'나 '주택연금 연계' 등 방안을 병행하고 비용에 상응해 시설 이동 장벽을 낮추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화장시설의 경우 '병원 장례식장 내 소규모 화장시설' 도입 검토를 제안했습니다. 임종·장례·화장을 한 공간에서 진행해 유족 편의를 높이고 시설 분포의 불균형을 완화해 지역 갈등도 줄여줄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습니다.
장시령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과장은 "이해관계가 복잡하더라도 개혁이 지연될 경우 미래 세대에 막대한 부담이 전가되므로 '선제적 공급확충'이 시급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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