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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황당한 팻 핑거…8년 전 유령주식 사태와 판박이

SBS Biz 이한나
입력2026.02.07 13:08
수정2026.02.07 16:21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대규모 비트코인을 이용자들에게 잘못 지급한 사고가 8년 전 삼성증권의 이른바 ‘유령 주식’ 사태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상자산과 주식, 고객 이벤트 당첨금과 우리사주 배당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직원의 단위 입력 실수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산이 지급되고 일부 매도로 시세 급락까지 초래됐다는 점에서 구조가 거의 동일하다는 평가입니다.

삼성증권 사고 당시 금융당국의 후속 조치와 민·형사 소송 등 파장을 고려할 때, 빗썸 역시 적지 않은 후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오늘(7일) 빗썸에 따르면, 빗썸은 전날 오후 7시쯤 자체 ‘랜덤박스’ 이벤트를 통해 1인당 2천∼5만 원 상당의 당첨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했습니다.

보유 포인트로 이벤트에 참여한 이용자는 695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랜덤박스를 개봉한 249명에게 총 62만 원을 지급해야 했지만, 실제로는 62만 개의 비트코인이 지급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일부 이용자들이 지급받은 비트코인을 즉시 매도하면서 전날 오후 7시 30분쯤 빗썸에서만 비트코인 가격이 8천111만 원까지 급락하는 해프닝도 벌어졌습니다.

이는 삼성증권이 지난 2018년 4월 6일 우리사주 배당금을 주당 1천 원씩 지급하려다 직원 실수로 자사주 1천 주씩을 지급한 사건과 구조적으로 유사합니다.

당시 삼성증권 주가는 3만9천800원이었으며, 우리사주 1주당 3천980만 원 상당의 주식이 지급된 셈입니다. 전체 지급 규모는 112조6천985억 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삼성증권 직원 수십 명이 배당받은 자사주를 급히 매도하면서 주가는 한때 12% 가까이 급락했고, 이를 두고 ‘도덕적 해이’ 논란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아울러 주식 발행 한도를 넘는 주식이 주주총회 등 절차 없이 배당되면서 사실상 존재할 수 없는 주식이 거래되는 이른바 ‘유령 주식’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금융당국은 당시 집중적인 현장 검사를 벌여 삼성증권에 1억4천4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으며, 다른 증권사들에 대해서도 시스템 점검을 병행했습니다.

삼성증권은 주식을 매도한 직원 등 23명에게 해고와 정직, 감봉 등의 중징계를 내리고 일부를 형사 고소했습니다. 이후 직원 4명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4명은 벌금형을 확정받았습니다. 직무 정지 3개월 처분을 받은 대표이사는 사임했습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주가 급락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삼성증권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1심에서는 일부 승소했지만, 2심과 3심에서는 모두 패소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이번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와 관련해 현장 검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사고 발생 경위와 비트코인 회수 가능성, 위법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입니다.

비트코인 가격 급락으로 예상치 못한 손실을 입은 빗썸 이용자들이 회사 측을 상대로 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번 사태가 빗썸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면허 갱신이나 증시 상장 추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빗썸은 현재 가상자산사업자 면허 갱신을 당국에 신청한 상태이며, 기업공개(IPO) 역시 물밑에서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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