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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장론 확산"…韓·日·유럽 美동맹국, 불붙어

SBS Biz 송태희
입력2026.02.06 15:10
수정2026.02.06 17:47


반세기 넘게 세계 안보의 한 축을 지지해온 미국과 러시아의 핵군축 협정이 사라지면서 안보 불안을 겪는 여러 국가들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득세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일부 동맹국들에서는 이미 핵무장 논의가 공론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은 글로벌 안보 지형의 변화와 양국의 이해관계 충돌 속에 현지시간 5일 종료됐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뉴스타트의 종료를 "국제 평화와 안보에 중대한 순간"이라고 평가하면서, "우리는 반세기 넘게 지나 처음으로 러시아와 미국의 전략 핵무기에 대한 어떠한 구속력 있는 제한도 없는 세계를 마주하게 됐다"고 탄식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안보 전문가들은 규범을 지키고 준수를 압박해야 할 강대국이 스스로 군축 노력을 포기함으로써 세계 각국이 공유하는 정신적 경계선이 붕괴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핵무기를 제조할 기술을 갖춘 국가들이 자국의 안보 불안을 이유로 궁극적인 안전보장 도구가 될 수 있는 핵무기에 손을 뻗을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얘기입니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외교정책 전문가인 기드온 로즈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핵무기 비확산을 막던 심리적 걸림돌이 이미 사라졌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뉴스타트의 종료와 강대국들의 핵군축 협정 공백은 핵무기 비확산의 지구촌 규범인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충격파를 줄 것으로 보입니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홈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대체 협정이 없는 뉴스타트의 종식으로 비핵화 전망은 더 멀어졌고 핵심적 거래 조건은 뿌리째 흔들리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각국의 핵무장론은 핵무기를 금기시하는 국제사회 공감대와 규범의 약화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 때문에 더 자극받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에 극도의 불안을 느끼는 유럽 내 미국 동맹국들에 이 같은 상황 전개는 최악 시나리오를 대비할 필요성으로 체감되는 분위기입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작년 2월 미국이 유럽 안보에서 발을 뺄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며 프랑스 핵우산을 다른 유럽 동맹국들에 확장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프랑스와 함께 유럽의 쌍두마차를 이루는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프랑스의 핵우산 확장안을 적극적으로 찬성했습니다.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서유럽보다 안보 위기가 심각한 동유럽에서는 자체 핵무장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작년 3월 폴란드 의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무임승차론에 위기감을 토로하며 핵무기를 비롯한 비재래식 현대적 군사력이 필요하다고 사태를 진단했습니다. 

북유럽에서도 러시아의 위협 증가, 미국에 대한 불신 고조에 따라 핵무장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지난달 25일 프랑스, 영국과 핵무기 협력에 대한 예비 논의를 마쳤다. 구체적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서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국가, 일부 핵 물질까지 보유한 국가를 모두 합쳐 40곳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로즈 고테묄러 전 나토 사무차장은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 인터뷰에서 미국 동맹국들 중 최소 몇곳은 자체 핵무기 개발을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그는 "핵확산 가능성, 소위 '친화적인 핵확산'(미국 동맹국들의 핵무기 보유)이 매우 우려된다"며 "나토 동맹국들 사이에서 놀랄 정도로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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