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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워시가 '매'라고?…"트럼프의 선택이 그럴리가"

SBS Biz 정광윤
입력2026.02.06 10:48
수정2026.02.06 11:14

[앵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은 케빈 워시였습니다.



월가의 관점에선 연준 경험이 있고, 시장을 잘 아는 인물이어서 다행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예측이 안 된다는 점이 불안 요소입니다.

매냐, 비둘기냐.. 의견이 갈리는 것도 워시 후보자의 발언과 스탠스가 상황에 따라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에 들어 했고, 미운 파월 의장 후임으로 지명했다는 겁니다.

정광윤 기자 나와있습니다.



먼저, 케빈 워시,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정재계를 두루 거친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1970년생으로 스탠퍼드대학교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거쳐 모건스탠리에서 부사장까지 지냈습니다.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참모진으로 들어간 뒤 지난 2006년엔 35세로 사상 최연소 연준 이사가 됐습니다.

특히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을 오랜 기간 보좌하면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월가와의 두터운 인맥을 바탕으로 '연준의 속삭이는 사람'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워시는 10년 넘게 연준 의장직을 맡을 준비를 해왔다"며 "본인은 지난 2017년에 그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트럼프는 제롬 파월을 택했다"고 보도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워시를 택했어야 했다"고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정책 컬러를 알려면 주변 인물들도 봐야겠죠.

거물급들이 많아요?

[기자]

이번 차기 의장 지명에는 워시 후보자의 멘토와 장인 등 억만장자들의 로비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워시 후보자는 연준에서 나온 뒤 헤지펀드 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스탠리 드러켄밀러 패밀리오피스에 파트너로 합류했습니다.

드러켄밀러는 30여 년 전부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끈끈한 인연을 이어왔는데요.

자신을 접점으로 이어진 워시와 베센트, 두 사람을 두고 "재무장관과 연준 의장 간 합의는 이상적인 상황"이라며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또 워시 후보자의 장인 론 로더가 트럼프 대통령 동문이자 오랜 후원자라는 점도 큰 역할을 했는데요.

워시의 아내 제인 로더는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 설립자 에스티 로더의 손녀이자 상속녀입니다.

[앵커]

워시 후보가 지명되자마자 시장이 바짝 긴장했었는데, 왜 '매파'라는 평가가 나온 건가요?

[기자]

워시 후보자가 공개적으로 '더 작은 연준'을 지향해 왔기 때문입니다.

경제 전반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건 중앙은행의 본분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특히 연준 이사로 있을 당시 시장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가 결국 자산 거품과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것이라며 적극 반대했습니다.

지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 다음날 열린 FOMC 회의에서조차 마뜩잖은 반응을 보였는데요.

결국 2011년, 임기를 한참 남겨둔 상황에서 이사직을 내려놓고 연준을 떠났습니다.

[앵커]

어찌 보면 당시 버냉키 의장과의 갈등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최근엔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잖아요?

[기자]

워시 후보는 이미 지난해 중순부터 트럼프 대통령 입맛에 맞는 금리인하 주장을 내놨는데요.

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생산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물가상승 걱정 없이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고 얘기해 왔습니다.

AI에 힘입어 물건을 저렴하게 많이 만들면 가격이 내려가고, 덕분에 금리를 낮춰도 물가가 안정된다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즉, 양적긴축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한다면 추가 금리 여력이 있다고도 주장합니다.

이런 오락가락 행보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워시는 매파가 아니고 정치적 동물"이라고 비꼬면서 "정권에 따라 입장을 바꾼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어쨌든 올해 연준의장은 바뀝니다.

워시 후보자가 의장이 되면 맞닥뜨릴 과제,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가 공통적으로 지적한 내용들을 보면 우선 워시 주장대로 연준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을 꼽습니다.

이를 위해선 은행들이 연준에 예치하는 준비금을 줄이거나, 국채 수익률을 높여야 하는데요.

전자는 금융권 안전장치를 푸는 조치로, 지난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사태 같은 유동성 위기를 다시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큽니다.

후자 역시 결과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끌어올리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난관이 예상됩니다.

두 번째 과제는 FOMC 동료 위원들에게 금리인하를 설득할 수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선 일단 인플레이션을 연준 목표치인 2%까지 낮춰야 하는데요.

블룸버그는 "워시가 주장하는 AI 기반 생산성 향상 효과가 예상보다 작거나 더딜 수 있고, 대차대조표 축소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이라는 논리도 추측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워시는 연준의 기존 금리결정 모델을 폄하하는 태도를 보여왔다"면서 "이제 위원들이 동의할만한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지난 기자회견에서 "더 나은 모델을 사용해야 한다면 당장 가져오라.

즉시 받아들이겠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워시가 그간 연준 체제개편을 위해 "일부 인사들의 머리를 깨부숴야 한다"는 과격한 발언을 해왔던 점도 향후 걸림돌로 지목됩니다.

[앵커]

무엇보다 연준 독립성이 지켜지겠느냐가 관건이겠죠?

[기자]

백악관과 동료 연준위원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워시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면서 "약속할 것을 요구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소송하겠다"는, 농담 아닌 농담도 던졌습니다.

시장에선 워시가 독립성 논란을 최대한 피하는 범위에서 점진적 인하를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워시는 연준 정책이 지나치게 완화적일 때와 긴축적일 때의 위험을 모두 잘 이해하고 있다"고 평했는데요.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도 워시에 대해 '시장 신뢰를 받는 후보'라며 다른 후보자들보다 안전한 선택지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금리를 내린다면 얼마나 내릴까요?

[기자]

백악관 요구대로 1%대까지 대폭 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워시가 의장이 되더라도 금리결정 투표권은 12개 중 한 개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FOMC위원들 과반이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압박에 반발하는 상황에서 어차피 워시에게 주어진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은데요.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선 전과 마찬가지로 올 연말까지 0.25%p씩 두 차례 인하 예상이 압도적입니다.

다만 로이터는 "트럼프가 이 정도로 만족하지 않을 수 있다"며 파월처럼 워시를 '무능하다'고 맹공하는 건 시간문제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트럼프 본인도 큰 폭 인하가 어렵다는 걸 알면서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비난 화살을 돌릴 새 희생양을 마련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후보자 명칭을 떼려면 아직 절차가 남았죠?

[기자]

은행위원회 당적 구성을 감안하면 찬반이 12대 12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미 상원 민주당 위원들은 물론이고, 공화당 톰 틸리스 의원마저 파월 의장 등에 대한 부당한 수사압력을 이유로 인준안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와 관련해 도이체방크는 "적어도 5월 전엔 (인준 문제가)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장기화될 경우 파월 의장이 임기 만료 후 의장직을 대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틸리스 의원 임기를 감안하면 이론상 내년 초까지도 워시 인준을 막아설 수 있습니다.

[앵커]

정광윤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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